언젠가, '참된 스승'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내 삶에 좋은 영향력을 준 두 사람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담은 발표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내가 그때 당시 선생님이라 부를만한 한 사람도 청중으로 있었다.
발표를 다 마치고, 그 분과 담소를 나눌 시간이 생겼다. 그러자 은근히 서운한 티를 내시면서 '나는...'이라는 말을 꺼내셨다. 순간 당황했다. 일단은 지난 몇 년간 나에게 영향을 준 사람을 대상으로 쓴 글이기에, 현재 만나는 사람은 제외하고 발표를 준비했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그 분은 내가 생각한 그 주제에 걸맞지 않은 분이었다.
여러모로 훌륭하신 분이었지만 내 생각이나 의견을 존중하기보다는 본인의 의견과 생각을 진리처럼 여기는 분이었고, 본인의 생각과 주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희생이나 심지어 폭력도 허용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었다.
짧지만 삶 속에서 많은 어른들을 만나왔다. 선생님, 스승, 직장상사, 교수님 등등.. 돌아 볼 때 그 중에도 존경할 만한, 본 받을만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대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혹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스쳐지나가는 이도 있었다.
무엇보다 존경하고 본 받을만한 분은 실력과 인품을 갖추신 분이었고, 항상 상대방의 입장과 생각을 배려하며
겸손이 무엇인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분이었다. 본인의 행동과 생각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다.
앞서 언급한 그 선생님은 왜 서운한 티를 냈을까?
본인은 존경받을 만하고 대접받을 만 하다고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으로 존경받을 만한 분은 그런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참된 어른은 그저 평소의 삶과 행실로 그것을 드러낸다.
서른이 넘은 이후 많은 어른들을 만났지만 참된 어른을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참된 어른인가를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