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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리남 Sep 10. 2020

혼자여서 가능한 느낌과 감정들

이병률 <혼자가 혼자에게>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SmBP9u-I1rc&t=7s

이병률 시인은 시인지만 산문집의 작가로도 유명합니다. 여행 3부작인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은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책인 <혼자가 혼자에게>도 역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여행 3부작에 이어 4부작이라고 부를까 싶을 정도로 여행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여행에 주목하는 것이 아닌 사람에게 주목합니다. 처음 제목만 봤을 때 혼자인 것을 예찬하는 책인가 싶었지만 결단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혼자여서, 혼자이기 때문에 사랑을 하고, 그리워하고 여행을 가고 부대끼는 것을 시인은 보여줍니다. 시인은 혼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담담히 그려냅니다. 혼자가 주는 여운, 혼자이기에 쌓이는 감정들 그런 것들을 한 챕터씩 글과 사진을 통해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책을 덮었을 때는 진한 여운이 감돌게 됩니다. 혼자여서 행복한 것인지, 아니면 괴로운 것인지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이 산문집에는 여행을 좋아하는 시인의 세계 각국의 친구들도 엿볼 수 있습니다. 시인은 사람에게 다가서는 것에 두려움도 없고 그렇게 만들어진 인연에 행복해한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개인화된 사회에서, 또 수많은 타인들을 누군지도 모른 체 스쳐 지나가는 일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이는 울림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움을, 또 사람이 사람에게 다가가는 그 온도를 느끼고 싶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16페이지에 있는 글귀를 읽는 것으로 이번 리뷰를 마치고자 합니다. 

    

당신이 혼자 있는 시간은 분명 당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어떻게 혼자인 당신에게 위기가 없을 수 있으며, 어떻게 그 막막함으로부터 탈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혼자 시간을 쓰고, 혼자 질문을 하고 혼자 그에 대한 답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 닥쳐오는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당신은 그 외로움 앞에서 의연해지기 위해서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써야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을 목숨처럼 써야 한다. 그러면서 쓰러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일어서기도 하는 반복만이 당신을 그럴듯한 사람을 성장시킨다. 비로소 자신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다. 물론 자기 안에다 주인을 ‘집사’로 거느리고 사는 사람이다. (중략)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보통의 사람은 남이 만든 파도에 몸을 싣지만, 특별한 사람은 내가 만든 파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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