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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리남 Sep 10. 2020

정말 코로나-19를 예견했을까?

딘 쿤츠 <어둠의 눈> 리뷰(줄거리 포함, 주의)

https://www.youtube.com/watch?v=BazrjUT7-aU&list=PLMLrYASUvJrzwQjDWKahIZu8D8mDL_dMa&index=9&t=28s


...그 물질은 우한 외곽에 있는 DNA 재조합 연구소에서 개발되어 ‘우한-400’이라는 이름이 붙었소.     


그건 패혈성 인후염이나 일반적인 감기, 혹은 암 같은 거요. 처음에 걸렸다고 나으면 다행이지만, 계속 걸리고 또 걸릴 수 있는 병이지.     


..바이러스와 접촉한 지 네 시간만 지나도 타인에게 전염시킬 수가 있소...         

 

1981년에 출판된 한 소설에서 쓰인 내용입니다.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하는 지금, 이 소설의 글귀는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바로 딘 쿤츠의 장편소설 ‘어둠의 눈’의 내용입니다. 40년 전 ‘코로나 19’를 예견한 소설, 이라는 홍보 문구로 올해 초 출판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소설은 정말 코로나-19를 예견했을까요? 무려 40년이나 앞서 코로나를 언급했다는 것이 사실일까요? 이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소설에서는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이 있습니다. 먼저 여주인공인 티나. 티나는 전에는 무용수였으면서 지금은 쇼를 기획하는 기획자입니다. 그녀는 아들인 대니를 사고로 잃었습니다. 사고로 신체가 심하게 손상되었다는 의사의 말에 아들을 차마 볼 수 없었으며 그대로 장례식을 치뤘습니다. 아들 대니를 무척이나 그리워하는 어머니입니다. 남편인 마이클과는 아들의 사고를 계기로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또 한명은 앨리엇. 현재 변호사이면서 전에는 육군 정보부의 군인이었습니다. 꽤 유능한 군인이었습니다. 티나가 기획한 쇼의 투자자인 찰스의 변호사여서 티나를 알게 되었고 티나에게 이성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티나 역시 앨리엇에게 이성적으로 끌리게 되죠.     


이야기는 대니의 장례를 치룬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대니 또래의 아이를 보면서 대니를 그리워하는 티나는 대니의 물건을 처분하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니의 방에서 소리가 나길래 가보았더니 칠판에 ‘죽지 않았어.’라는 글귀를 보게 됩니다. 티나는 이를 보고 소름 돋아 하지만 이내 이 일들이 이혼한 전 남편 마이클의 짓 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이클을 만나고 이것이 마이클의 짓이 아닐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계속 비슷한 일들이 집에서도, 자신의 사무실에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갑자기 티나가 있는 곳의 온도가 뚝 떨어진다거나 <죽지 않았어>, <대니는 살아있어>라는 메시지가 프린트 되어 나타난다거나 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티나는 점점 대니가 진짜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갖게 됩니다.     


티나는 앨리엇에게 집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앨리엇은 초자인적인 현상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티나가 대니가 너무 그리운 나머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대니의 시신을 확인해보지 못했으니 이참에 자신을 변호사로 고용해서 대니의 관을 열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도 그런 것이 앨리엇은 자신의 전 상관이었던 케네백이라는 판사와 그 일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케네백을 만난 앨리엇은 생각보다는 케네백이 이 일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윽고 집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암살자 둘과 마주칩니다. 하지만 정보부 출신답게 위기를 극복하고, 티나에게로 달려갑니다. 이미 티나의 집에는 가스 점검을 하기 위한 검침원으로 위장한 암살요원이 티나를 죽이기 위해 폭발물을 설치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이를 눈치 챈 앨리엇은 급히 티나를 데리고 탈출하고 이윽고 티나의 집은 폭발하게 됩니다. 

    

그 뒤 위기 때마다 앨리엇의 탁월한 능력과 판단으로 위기를 벗어났고 그 와중에도 계속 대니가 살아있다는 메시지, 초자연적인 현상은 티나의 주위에서 계속해서 일어나게 됩니다. 이윽고, 티나는 대니가 살아있으며 분명 대니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앨리엇도 처음에는 미심쩍어하다가 티나를 사랑하는 마음과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니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쫓기는 과정 중에 <판도라 프로젝트>라는 것에 연관되어있음을 알게 된 티나 일행은 시에라네바다산맥의 군사시설로 향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티나의 아들인 대니를 결국 찾게 되었습니다. 대니는 겨울 생존 등산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이 캠프에 참여한 이들이 판도라 프로젝트에 의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었고 그 바이러스의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대니였습니다. 대니는 계속해서 바이러스에 걸리고 낫고를 반복하면서 초자연적인 힘을 얻게 되었고, 이 능력으로 계속 어머니인 티나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국가의 비밀조직은 이를 은폐하였고 그렇게 대니는 죽은 것으로 처리된 것이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대니의 초자연적인 능력으로 이 사건 은폐의 주요 주모자가 죽음으로서 소설은 끝이 납니다. 자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러한데, 그렇다면 이 소설이 코로나 19를 예견한 것이라고 보이나요? 물론 대니가 걸린 병의 이름이 우한-400이라는 것과 그 증상이 유사하다는 것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내용과 영상의 앞에서 언급했던 병의 이름, 내용이 코로나 19를 예견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게다가 이 소설의 초판본은 바이러스 발생의 위치가 원래 중국 우한이 아닌 러시아였고 바이러스 이름도 우한-400이 아닌 고리키-400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인 딘 쿤츠는 작품을 수차례 고쳤는데 1989년판부터 중국 우한을 발원지로, 바이러스 이름은 우한 400으로 명명하였습니다. 이 것을 바꾼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진 적이 없지만, 이전 미국에 견줄만한 상대국이 러시아(이전의 소련)에서 중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추측합니다.     

딘 쿤츠는 1989년 소설에 나오는 병의 발원지와 병의 이름을 고쳤다


결론적으로 현재 코로나 19의 내용과는 크게 연관이 되진 않습니다. 다만 우한을 언급한 것, 그 증상과 감염의 강도 등이 현재 코로나와 유사한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도 자세히 살펴보면 유사할 뿐이지 정확하게 들어맞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소설에는 이 바이러스가 퍼진다던가 그로 인한 결과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설 자체가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앨리엇이라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남주인공과 매력적인 여주인공, 또 아슬아슬한 사건과 액션이 섞여 있어 이 자체로 재밌게 읽을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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