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찬, 가을의 기도

by 책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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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저는 가을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가을을 좋아하게 된 것은 대학시절의 영향이 큽니다. 제가 다닌 대학은 캠퍼스 풍경이 예쁜 것으로 , 특히 가을에 그런 것으로 유명한 학교였거든요. 학교가 위치한 동네는 서울에서도 가을 하늘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동네라고 알고 있습니다. 캠퍼스의 작은 산 위 벤치에 누워서 하늘과 구름을 보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몇 시간을 그렇게 보낸 적도 많습니다. 한 번은 그러다 저도 모르게 수업도 빼먹었습니다.



가을은 이처럼 높고 깊은 하늘을 지니고 있습니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도 하지요. 과학적으로 하늘이 파란 이유는 빛의 산란 때문인데, 빛의 산란이란 태양빛이 공기 중의 질소, 산소, 먼지와 같은 작은 입자들과 부딪여 사방으로 흩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리고 가을은 공기가 차가워지고 건조해지기 때문에 빛의 산란이 더 잘 일어나게 되고 가을 하늘은 더 푸르러지고 더 선명해지는 것이라 합니다.



게다가 나뭇잎들은 노랗게, 빨갛게 자신의 색깔을 내면서 단풍이 듭니다. 여름에 한창 푸르렇던 초록빛도 조금은 남아있죠. 그 다양하게 어우러진 색들이 푸른 하늘을 바탕으로 두고 어우러지면서 참 예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그 풍경을 저는 너무나도 사랑하고 좋아합니다. 이런 가을 풍경을 보면서 독서하기를 좋아합니다. 책이 더 눈에 잘 붙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괜히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란 별명을 얻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가을이 짧아져서 너무나 아쉽습니다. 점점 짧아지는 가을이라 더 안타깝고, 보고 싶고, 붙잡고 싶습니다. 짧은 시간과 순간일수록 더 아쉬움은 크기 마련인데, 저에게 가을이 그런 시간이며 순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을의 시가 있습니다.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입니다. 가을 하면 항상 떠오르는 시이며, 한 번씩 찾아서 소리 내어 읽어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가을을 즐기시며 한번 가을이라는 계절에 몸을 맡기시는 것은 어떨까요?




가을의 기도


-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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