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크럼 Nov 20. 2023

『내향적이지만 집순이는 아닙니다』 라비니야 인터뷰 上

저는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활력을 되찾는 내향인입니다.




가고 싶은 곳에 한계를 두지 말 것.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원하는 곳으로 향할 것.”


이 책이 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작은 바람을 불어넣었으면 좋겠다.

여행에 대한 막연한 바람을

오래된 쪽지처럼 간직하고만 있던 이에게

‘나도 이번 주말에는 어디든 가 볼까?’라는

달뜬 설렘을 줄 수 있기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라비니야 작가의 도서 작업 비하인드를 들어 보자.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오랜만에 신간으로 만나는 독자분들께 인사 간단히 부탁드릴게요.  



A1. 안녕하세요. 라비니야입니다. 오랜만에 새 책으로 찾아뵙게 되었네요. 이번 책은 1년 동안 국내의 여러 곳을 여행하며 느낀 것들을 정리한 글입니다. 여행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실용서는 아니지만 제가 경험한 것들을 풀어쓴 글이라 누구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무료한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셨거나,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었던 분들의 마음을 환기하는 작품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네요.



Q2. 제목이 다른 도서들 사이에서도 흥미를 유발하는 듯합니다. 이런 재미있는 제목은 어떻게 생각하신 걸까요? 제목을 정하는 데 도움 되었던 요소도 있었다면 말씀해 주세요.


A2. 저는 새로운 카페를 가거나 낯선 동네에서 산책을 자주 하는 편인데요. 내향적인 사람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선호할 거라고 예상하는 것과 달리 바깥 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얻습니다. 오히려 외향적인 사람 중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으로 소진된 기운을 채우는 걸 좋아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성격의 차이에 따라 선호하는 활동 구획이 명료하게 나뉘는 듯하지는 않습니다. ‘넌 내향적인 성격인데, 어째서 자주 돌아다니는 거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외부에 있는 시간이 잦다 보니 이런 성향을 잘 드러내는 제목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Q3. 프롤로그를 보면 작가님은 스스로를 ‘내향인’이라고 표현하셨더라고요. 하지만 단순히 집에만 있는 걸 좋아하지는 않으시는 듯합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내향인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합니다.


A3. 제가 생각하는 내향인은 남들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타입입니다. 카메라의 구도로 표현하면 관심의 방향과 시선이 내부로 줌 인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자신에게 열중하는 데 익숙하다 보니 타인과 어울리는 시간보다는 혼자만의 활동을 선호합니다. 바깥 활동을 하더라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목적이 아닌 보고 싶은 전시회를 혼자 구경하거나, 조용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그림을 그리는 등 오롯이 나에게 열중하는 일을 즐기는 이를 내향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향인을 조금 더 세분화하면 집순이적 내향인과 밖순이적 내향인으로 나뉘는데, 저는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활력을 되찾는 내향인입니다.



Q4. 이번 도서의 표지에 많은 힘을 들이신 것 같아요. 어디에 둬도 눈에 확 들어오는 색감과 어딘가로 향하고자 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돋보입니다. 이번 표지를 선택하시게 된 계기와 표지에 어떤 의미를 드러내고자 하셨는지가 궁금하네요.



A4. 원고 작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표지인 만큼 이번에도 다양한 시안을 그렸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그림을 선택한 건 여행의 설렘과 기대가 캐릭터의 표정에서 잘 드러나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모자에 달린 프로펠러는 어디든 떠날 수 있는 동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그려 넣었고, 여행 가기에 더없이 좋은 날씨를 상징하는 맑은 하늘색을 표지 배경으로 골랐습니다.



Q5. 이번 도서에서는 뭔가 그리운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더라고요.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그곳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기분이 들 것만 같습니다. 원고를 써 내려가시며 어떤 생각으로 작업을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5. 여행을 다니며 저는 어떤 곳을 가느냐보다는 그 장소에서 만나게 될 낯선 이들에게 조금 더 집중하려 애썼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 갈까라는 고민 대신 이번에는 누구를 만나게 될까?라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어떤 지역에 대한 기억은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의해 정해집니다. 많은 이가 제가 다녀간 곳을 가 봤을 수도 있지만, 이 지역에 대해 언급하는 일이 의미가 있는 건 그때 거기서 만난 어떤 사람과의 대화가 저만의 개별적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 덕에 그곳의 풍경이 좋아졌고, 어떤 이가 남긴 말로 인하여 보고 싶은 장면도 생겼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낯선 이들과 대화하며 느낀 부분들을 진솔하게 담아내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건 책에 담지 못한 곳 중 하나였던 부산 전포동의 ‘열람실’이라는 카페입니다. 예약제로 운영하는 곳이며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기 좋은 공간이었는데요.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다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됐습니다. 이후 시일이 지나 한 번 더 갔을 적에, 저의 책들을 직접 구매하여 비치해 두신 것을 보고 고마움과 감동을 느낀 일이 있었습니다. 조만간 부산에 간다면 다시 가고 싶네요.



Q6. 이 책에는 글만 있는 건 아니죠. 이야기가 마무리될 때마다 반겨주는 일러스트 툰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에 그림을 함께 삽입하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그림의 어떤 부분이 작가님을 그리는 세계로 이끌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6. 저는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그림을 꾸준히 그리고 있습니다. 글과 그림 모두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했고, 다룰 수 있는 연장이 많은 게 이득이라고 여겨 글쓰기 외에도 꾸준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작업 시 제일 공들이는 건 글쓰기지만,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만한 그림으로 텍스트를 읽는 부담을 덜어 주고 싶어 그리는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또한 글 속에 담아내지 못한 것을 시각적인 표현으로 보충하여 저의 생각을 읽는 분들에게 생생히 전달하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Q7. 『내향적이지만 집순이는 아닙니다』가 읽으시는 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으면 하시나요?


A7. 누구에게나 차마 시도하지 못한 꿈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에게는 그런 종류의 일 중 하나가 여행이었어요. 언젠가 준비되면 떠나야겠다는 결심은 난 결코 어디로도 가지 않고 남아 있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그간 몸을 사리고 어디로도 가지 않았던 시간이 아쉽게 느껴져서 이번 여행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했는데요. 저처럼 여러 제약으로 어렵다고 포기한 것이 있다면, 시도해 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어디로든 가고 싶다면 만만한 장소로 떠나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 가벼운 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책으로 말하고 싶었습니다.












NEXT


Q8. 그러고 보니 작가님께서는 빵을 정말 좋아하시는 듯합니다. 이전 도서인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와 이번 도서에서도 잘 드러난다고도 생각되네요. 여행을 다니시며 제일 맛있게 먹었던 빵집이 있으셨을까요? 작가님만의 ‘빵지순례’를 꼭 돌아야 하는 가게 리스트도 궁금합니다.     


A8. 저는 어떤 지역을 가든 로컬 빵집을 찾아다니는 편인데요.……







라비니야 작가님의 이어지는 인터뷰는 2023년 11월 24일 금요일 18:00에 부크럼 브런치에서 만나 보세요 :)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헤어지지 않게 해주세요』 김수민 인터뷰 下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