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중에서>
by.정영욱
나는 또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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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는 좋은 사람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떨치지 못했고 주위에 사람들은 그런 나를 비난하는 것만 같아 주저앉아 우는 날이 있었다. 맞아. 나는 언제까지고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왔다.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으로. 누군가에게 좋은 연인으로. 좋은 학생으로, 좋은 선배로. 좋은 딸로.
그런 욕심 가득한 나를 못 이겨 자신을 미워하기도 했으며 틀어진 관계에 대하여 결국은 나를 탓하던 때가 많았다. 언제까지고 좋은 어떠한 것으로 남기 위해서 나 자신을 좋지 못한 사람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그러니 매번 주변 사람의 눈치를 보게 되었고 혹여나 나를 나쁘게 생각하면 어떨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나의 행동은 하나하나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진 것이다.
- 아빠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 위치에 맞게 최선을 다한단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은 사람이 아닐까 싶어서.
학생의 위치에서. 부모의 위치에서. 배우자의 위치에서 그 위치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것. 가령 나는 학교에선 학생이라는 위치에 있는 것이고, 쉬는 시간에는 또래 아이들과의 철없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또 집에 들어가면 딸이라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우리 아빠도 그렇다. 직장에서의 위치 또 직장에서 상사의 위치 후배의 위치. 우리 엄마에겐 배우자로서의 위치. 나에게 있어선 아빠로서의 위치.
내가 우리 아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우리 아빠는 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었다. 어디에서 아빠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나와의 시간에서, 위치에서 아빠는 늘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엔 학교에서 학예회를 할 때마다 아빠는 저 멀리 책상에 앉아 나를 향해 손뼉을 치고 있었다. 고등학교 삼 학년, 수능 날 아침에는 나보다 더 먼저 일어나 나를 깨워주곤 수능장으로 데려다주면서 응원을 해줬기 때문에.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 가고 싶다고 졸랐을 때에도 휴일을 반납하고 나와 함께 솜사탕을 먹으러 가주었기 때문에. 또 나이가 들어서는 나의 인생에 대해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기 때문에. 내가 울고 싶을 때는 그 넓은 품으로 안아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늘 아빠는 아빠의 위치에서 최선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아빠는 나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았던 것이었다.
맞다. 그 누구도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순 없다. 모든 상황에서 모두의 입맛에 맞게끔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어떤 것으로부터 최선을 다하여서 그것으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남으면 되는 것이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아빠는 나의 축 처진 어깨를 감싸 안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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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다 얘야. 네가 어떤 것으로부터 슬픈 사람이어야 할 때는 맘껏 울어. 그게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
맞아, 아빠. 나는 또 엉엉 울고 다시 일어서야겠다.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것들로부터 최선을 다하기 위하여. 그것으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당신도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라 말하고 싶다. 그럼에도 나를 좋은 사람으로 두지 못하는 것들에는 미련 없이 떠나라.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슬프다면 최선을 다해 울어라. 어떤 행복한 것들로부터 기쁘다면 최선을 다해 기뻐하고 또 힘들어야 한다면 최선을 다해 힘들어해라. 어떤, 어떠한 위치와 상황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최선을 다하라. 우리 모두, 소중하게 생각하는 어떤 것으로부터 좋은 사람으로 남기 위하여.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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