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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럼 May 27. 2022

케이팝 어디까지 해봤니?

episode 1. 콘서트

거리두기 해제로 고대하던 그날이 왔다. 케이팝 X같이 부활! 부활을 기념하는 의미로 미뤄두었던 케이팝 시리즈를 써보려고 한다. 케이팝 시리즈는 어디까지 말해야 필자의 존엄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모르겠어서 외면하던 주제다. 일단 가장 대중적인 콘서트로 포문을 열어보자. 이 글의 기준은 코로나 시국 이전임으로 라떼라고 봐도 무방하다. 요즘 애들은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르니, 옛날 얘기라고 생각하고 봐주면 좋겠다. SM 소속 가수의 팬이므로 기준은 모두 SM Ent.이다.


올림픽 주 경기장, 우리는 에스엠타운 안에 살아가는 한 국민입니다

콘서트 추억팔이를 위해 콘서트의 전 과정을 함께 곱씹어보자. 시작은 가장 중요한 티켓팅. 뚫리는 서버를 찾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 무리 생활을 해 본 결과, 이름 날리는 콘서트는 다 학교 PC실에서 잡았다. 여기서 포인트는 최대한 많은 컴퓨터를 차지해 뚫리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코시국이 오기 전, yes24 티켓 프리미엄 등급을 놓치지 않았던 사람으로서, yes24의 악명 높은 게릴라 티켓팅에는 선택받은 자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게다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던 yes24 티켓팅은 시간차로 찔끔찔끔 표를 풀어 '요실금 티켓팅'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매크로니 직링이니 하는 꼼수가 많았지만 지금은 막힌 관계로 링크 만드는 팁은 묻어두도록 하겠다. 돈 있는 곳에 장사꾼이 따라오는 걸 막지 못해 많은 케이팝 팬들이 웃돈을 주고 공연을 보고 있다. 막을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 하루빨리 이 문화가 시정되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 단계 배송. 배송은 사실 안 써도 무관하지만, 다시 생각해도 억울하니 살짝 언급하겠다. 동일한 콘서트가 금, 토, 일 열려 3일 표를 다 잡은 경우 배송비를 2800*3 내야 한다. 배송이 세 번에 나눠서 온다면 이해하겠지만, 항상 동시에 온 걸 보면 그냥 호구 고객을 잡았던 것 같다. 


세 번째 단계 콘서트 굿즈 구매. sm이 충성도를 명목으로 온라인 판매를 안 하던 시절, 첫차를 타고 줄을 서도 못 사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충성도 만땅이었던 나는 열심히 놀아났다. 재밌는 건 온라인 판매가 시작되고 정말 충성도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줄을 서면 기다린 게 아까워서 안 살 것도 산다. 그런데 온라인 판매가 열렸음에도 sm의 만행은 끝나지 않고 있다. 요즘 sm 굿즈를 구매하면 배송 기간 3개월은 우습다. 이게 바로 수요 공급의 법칙인 걸까? 물건은 하나도 못 받고 결제 내역만 쌓여가는 게 sm 팬들의 실정이다. 


고척돔 꼭대기, 삐끗하면 데굴데굴 굴러서 무대 입성 가능

네 번째 단계 재밌게 공연 즐기기. 같은 콘서트를 여러 번 가는 이유는... 복5싶으ㄴiㄲr..☆ 세트리스트는 같아도 공기가 다르다. 이쯤에서 공연 예절을 한 가지 알려주자면 똥머리는 절대 금지다. 스탠딩에서 높게 머리를 묶고 있다가 누군가에게 머리카락이 잘렸다는 흉흉한 소문이 있다. 그땐 객석에 끼여있는 게 정말 힘들었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므로 좋은 추억이 되었다. 


1000석도 안 되는 곳부터 50000석까지 한국에 있는 웬만한 공연장은 다 가본 결과, 크면 클수록 좋다. (주경기장과 고척돔은 아무것도 안 보이므로 예외) 콘서트는 뭐니 뭐니 해도 압도적 스케일과 무대장치를 자랑해야 간지가 난다. 화정 체육관과의 악연으로 고대생보다 고대 체육관을 자주 방문한 1인으로서, 대학교 체육관은 공연할 곳이 못 된다. 멀리라도 앉는 날엔 처참한 음향 상태로 인해  '방금 뭐라고 했어요?'라는 질문만 수백 번 듣고 나올 수 있다.


요즘은 나이를 먹어서인지 옛날만큼의 열정은 없지만, 다시 재미를 찾게 된다면 새로운 콘서트 후기로 돌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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