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디재이

황민구, 천 개의 목격자

디재이 : 디자이너 재능 잔치 이야기 - 신간 디자인 후기 02

by 부크럼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9월 7일 이번주 수요일 출간 예정 도서 <천 개의 목격자>의 디자인을 맡았다. 법영상분석가인 황민구 박사님의 도서로, 사건 현장의 수많은 CCTV가 포착한 영상들이 목격자라는 의미를 담은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이 제목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고심한 것 같다.



KakaoTalk_20220825_155947617_02.jpg 최종 표지 - 색상 회의용 시안들


같은 내용의 도서라도 유쾌한 도서가 될지 중후한 도서가 될지는 전적으로 디자인에 달려있다. 이번 책은 무게감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가 관건이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 내부 기획 회의 단계에서 의견 나누는 과정도 있었다.


다른 시안들도 많았지만, 최종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볼드한 표지가 선정되었다. 타이포그래피를 메인으로 두고 페인트 느낌이 보조하는 형식이다.

탈락한 시안 중에서는 추상적으로나마 많은 수의 눈을 표현한다거나 하는 형식의 약간은 크리피한 시안도 있었다. 대부분은 시선이나 포착의 순간, CCTV 등을 떠올리며 시안을 잡았다.



내지 디자인


내지 디자인을 작업하면서 의도한 것이 있다면 ‘사건 파일’처럼 보이고 싶었다. 디자인 형식을 고민하고 원고마다 넘버링을 붙여 소소한 흥미 요소를 주었다.



최종 표지 이미지

사실 모든 디자이너가 그렇듯이 회사에서의 작업물은 본인 스타일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있다. 나도 취미로 단순히 만든 작업물과 실무에서 완성하는 작업물의 갭이 큰 편이다.

프로다운 디자이너는 본인 스타일과 전혀 다른 디자인이라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자의 니즈와 작가, 출판사의 결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편집디자이너가 되어 책들을 만지고 있다 보면, 여러 책을 만나게 된다. 이번 신간 덕분에 작업의 폭이 조금 더 늘어났다고 생각하니 즐거웠다.


같은 ‘에세이’ 카테고리라도 수천 개의 다른 책들이 있다. 단적으로 지난번 신간 후기의 일러스트 에세이 <마음이 힘들 땐 고양이를 세어 봐>와 이번 <천 개의 목격자>는 완전히 장르가 다른 책이다. 결이 다르기에 비교가 불가하지만, 둘 다 재미있는 작업이었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부크럼은 에세이에 강한 출판사다. 에세이 전문 출판사라고도 할 수 있겠다. 천 개의 도서 중에서도 우리 도서가 가장 눈에 띄길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황민구 작가님은 <천 개의 목격자>를 집필하면서 자신이 해온 일을 돌아보고, 자기 일에 더욱 자부심을 품게 되셨다고 한다. 실제로 디자인하면서 먼저 읽어본 원고들은 작가님처럼 진중하면서도 유쾌했다. 때로는 감동을 주고, 때로는 포근한 마음을 주기도 했다.


오늘도 다시 느끼는 것은, 디자인은 즐겁다는 것. 다양한 책을 만들고 싶은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것. 나도 나의 일에 자부심을 품어본다.






디자이너 한 줄 후기


영상도, 디자인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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