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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럼 Sep 30. 2022

인도 영화를 좋아하세요?

인도 영화 작품 추천 TOP3


‘인도 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신나게 춤을 추는 배우들과 뮤지컬처럼 흘러가는 영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인도 영화 이야기를 꺼내면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하니까.


그러나 요즘 인도 영화, 결코 뜬금없이 춤을 추고 노래하지 않는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연스럽게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신나게 춤을 추는 방식이다.

나는 인도 영화의 극히 일부만을 봤지만, 인도 영화 특유의 활기찬 모습이 좋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과 유쾌함을 잊지 않는다. 아무리 슬프고 괴롭더라도 마지막에는 결국 춤을 추고 희망을 말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넷플릭스에도 인도 영화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으니 이번 주말은 인도 영화와 함께해보는 건 어떨까? 재밌게 봤던 인도 영화를 세 가지 꼽아봤다.

추천을 위해 최대한 스포일러를 자제하려고 하였으나, 흥미로운 부분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줄거리도 적게 되었다. 그러니 아무것도 모른 채로 온전히 작품만을 보고 싶다면 영화를 먼저 감상하길 바란다.






<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 2022 >


친구랑 보면서 세 시간 내내 웃다가 쉬다가 웃다가 쉬다가를 반복했다. 이 영화는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심각하게 생각하기 전에 영화가 떠먹여 주는 대로 받아먹으면 편하다.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긴 러닝타임 동안 주요 캐릭터들의 서사를 모두 보여준다. 만약 <RRR>이 한국 영화였더라면 두 캐릭터 중 하나의 서사는 시간 관계상 후속작에서나 나올까 기대했을 것이다.


용맹한 숲의 전사인 ‘빔’영국을 위해 일하는 냉혹한 경찰 ‘람’. 이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들을 상징하는 것은 물과 불인데... 그냥, 보다 보면 이해가 간다. 두 사람이 싸울 때 뒤에서 폭포가 터지거나 폭죽이 튀어 오르거나 하는 직접적인 방식으로 나타낸다. 조잡하지 않으며 스케일이 크다. 게다가 이런 쾌남과 미남이 근육을 자랑하기도 하고, 절절하게 싸우기도 하고,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한다.


전개 방식이 호쾌한 탓에 친구와 나는 웃으며 봤지만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생각보다 진지하다. <RRR>은 인도 유명 액션 영화 시리즈인 <바후발리 시리즈>의 ‘S.S. 라자몰리’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로, 1920년대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제국 시대가 배경이다. 배경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인도의 독립투사를 다룬 영화이다.

우리나라도 아픈 역사를 갖고 있어서 그런지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크게 동감하며 이해할 수 있었다. 식민지에서 영국 총독부가 하는 짓이 딱 일제강점기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참지 않는다. 과감하게 총독부 건물을 무너뜨리는 등 감독 특유의 호화로운 영상미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특히 막판 클라이맥스에선 전 세계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무려 두 남자가 합체하여 영국군을 모조리 쓰러뜨리기 때문인데(...) 이 부분에서 친구와 나는 비명을 질러가며 자지러졌다.


‘미친 거 아냐?!’


그러니 그냥 직접 보는 편이 이해가 빠르다. 영화의 연출과 전개가 특이하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코드가 잘 맞는 친구랑 보길 추천한다.





<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마피아 퀸, 2022 >


<강구바이 카티아와디>는 <RRR>에서 ‘람’의 약혼녀 ‘시타’역할로 나왔던 배우 ‘알리아 바트’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RRR>에서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은 역할이었으나, 그녀의 무척 예쁘고 진한 이목구비를 어디선가 본 것 같아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강구바이 카티아와디>에 나왔던 ‘강구’였다.


해당 영화는 넷플릭스에 론칭되자마자 한국 인기 영화 순위 2위에 올랐던 영화다. 나는 줄거리를 읽고 잠시 망설였으나 SNS에서 뒷세계의 거물이 된 주인공을 표현하는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뛰어나다고 해서 시청했던 영화이다.


남자친구에게 속아 유복한 집안을 뒤로하고 유곽에 팔려 가게 된 ‘강가’는 유곽의 매춘부인 ‘강구’가 되고, ‘강가’처럼 팔려와 카마티푸라 유곽에서 살아가는 4천여 명의 여성들의 인권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강구바이’가 된다.


엔딩 즈음에 주인공이 성매매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것에 논란이 있으나, 이는 인도에 명예살인 문화가 남아있다는 점과 주인공이 작중 내내 해온 행동들을 이해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 속에서는 아버지와 남자친구, 혹은 남편에 의해 매음굴에 팔려 온 여성들이 일을 하다 다쳐서 간 병원에서마저도 제대로 된 취급을 못 받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들의 아이를 학교에 보내려 하면 온 세상이 거부한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 누구도 자기 딸이 본인처럼 매춘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감상 직후에는 주인공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좋은 영화였다고 곱씹게 된다. 단순히 아름다운 여자 배우의 마피아 퀸, 거들먹거리는 연기를 볼 수 있는 누아르를 기대하고 틀었다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영화였던 것 같다.




< 당갈, 2016 >


“남자든 여자든 금메달은 금메달인데!”


전직 레슬링 선수였던 ‘마하비르 싱 포갓’은 아버지의 반대로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레슬링을 포기한다. 아들을 통해 꿈을 이루겠다는 생각은 내리 딸만 넷이 태어나면서 좌절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딸이 또래 남자아이들을 신나게 때린 모습에서 잠재력을 발견하고 레슬링 특훈에 돌입한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첫째 ‘기타’와 둘째 ‘바비타’는 아버지의 훈련 속에 재능을 발휘, 승승장구 승리를 거두며 국가대표 레슬러로까지 성장해 마침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하지만 세계의 벽은 높기만 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슬럼프로 연이은 패배만 이어지는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세 얼간이>로 유명한 인도의 국민 배우 ‘아미르 칸’이 아버지 역할로 출연한다. 젊은 근육질의 20대 시절과 늙고 배 나온 50대 모습 전부를 직접 체중 감량과 증량을 오가며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인도 역대 흥행 1위 영화인 <당갈>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여성 스포츠 영화이다. 중독성이 강하고 신나는 노래가 흐르지만,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춤을 추거나 날아다니지 않는다. 두 딸과 아버지의 성장 이야기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두 딸 ‘기타’와 ‘바비타’는 단순히 태어나지 못한 아들을 대신해서 스포츠를 하는 게 아니라, 인도의 관습 자체와 싸운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조혼해서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친구를 뒤로한 채 금메달을 향해 앞으로 달려 나간다.


‘아버지의 이루지 못한 꿈’은 두 딸의 어깨를 짓누르던, 어쩌면 겪기 싫은 무거운 짐이다. 세상은 모두 부녀를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딸들은 어느새 그 모든 쓴소리를 무시한 채, 온 세상과 싸우며 무한히 두 딸을 지지해주는 ‘아버지의 사랑과 믿음’ 덕분에 승승장구하게 된다.


<당갈>은 아쉽게도 넷플릭스에서는 볼 수 없지만, 네이버 스토어 혹은 VOD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a3I2P4eHDw





written by designer 유유

Main Photo by Udayaditya Baru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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