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감'독서' #006 ['독서'라는 목회]

목사로서 '독서함'

by 북서번트

우연히 유튜브에서 어떤 교단 총회에서 목회자 수급이 어려워지는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

앞으로 목사 안수를 받기 전, 현장 사역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목사'가 된 사람으로서 그런 결정에 영향받지 않는다는 안도와

'목사'로 살 사람으로서 이런 현장을 감당해야 한다는 우려가 동시에 들었습니다.


더불어, 목사가 되는 방법에 '제약'을 만들어 해결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지...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종종 "왜 교회 사역을 하면서 '독서모임'을 운영하는지?" 질문받습니다.

'바쁘시죠?' '힘드시죠?' 라는 겪려를 달고 사는 것이 교회 사역자들의 현실이니,

어떻게 '책' 읽고, '모임'할 시간이 있냐는 질문일 것입니다.

저는 매 달 적으면 2개 많으면 5,6개의 독서모임을 운영하거나 참여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모임에서 읽는 책들에 선정을 위해 미리 읽어두는 책들까지 헤아리면 대략 10권내외

한주에 2,3권, 이틀에 한 권 꼴로 책을 읽습니다.

읽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모임을 운영한다는 건,

적어도 그 책의 내용을 설명할 정도는 숙지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요약해서 정리하거나, 마인드맵으로 만들어내는 일까지가 제가 하는 독서의 마무리 입니다.


목회자 수급에서, 갑자기 책 많이 읽고 모임한다는 자랑으로 넘어간 이야기가 생뚱맞게 들리실 것도 같습니다. 맥락 없이 읽으셨을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책을 읽는 '이유'가

'목회자 수급'의 문제, 이를 바라보며 답을 내지 못하는 현실에 '힌트'정도는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독서모임'을 운영합니다.

'독서'라는 목회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위 말하는 투잡 이야기가 아닙니다.

'텐트메이커'도 아닙니다.

무엇을 하기 위해, 이것, 저것을 해서 감당한다는 말이 아니라,

저는 '목사'라는 직업이 저의 소명이라 생각하며

'목사'로 맡겨주신 교회안에서의 사역과 교회 밖에서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교회안에서의) 사역'에 소홀하지 않냐는 우려를 덜어드리기 위해 굳이 덧붙이지면

제가 사역하는 교회에서 행정 혹은 수석목사로 있고, 대부분 연차뿐 아니라 일도 잘해야 이렇게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굳이 덧붙이자면 교회안에서 이 일을 한다고 저일은 소홀이 하나요? 범위를 좀 더 넓히기만 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


앞서 말씀드린 모임들을 통해 저는 매달 많게는 100여명의 사람들과 수차례 만나며

'신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고민'도 듣고, '뒷담화'도 있지만, 결국 이야기의 끝은 '신자'의 삶을 살아내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해 알게 된 후 알게 된 것을 따라 살아가자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의 사역지를 교회 안으로 한정짓지 말자는 이야기이며

어쩌면 교회 밖에 그동안 놓친 사역지들이 더 많을 수 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목사로서 '독서'하며 '독서'라는 목회를 감당해보기 위해

4년차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게 '독서'라는 목회가 어느분께는 치킨일수도, 만화일수도 있겠습니다.


사역의 개념과 틀이 달라질 수 있다면...

목사로서 '나의 부르심'을 한정짓지 말고,

더 넓고 뽀족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사역자들에게도 새로운 '목회'가 보이지 않을까요?

교회의 시각이 달리질 수 있다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도,

이제까지 못드러낸 영역에서 빛도 소금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두서없는 글의 초고이지만,

쏟아내듯 적어지는 걸 보니, 아직은 답답하고, 설득해야할 이야기인 듯합니다.



2025. 2. 4

목회와 사역, '독서'에 대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공감'독서' #005 [책을 읽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