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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독서' #008 [준비하는 시간도 독서다]

by 북서번트

어느 책모임 날 아이와 씨름하며 책 모임에 참여했던 한 분이 푸념하듯 내어 놓으셨던

'아이가 아직 어려서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저 분은 오늘 모임을 한 걸까 안 한걸까?

책을 읽을 걸까? 못 읽으신걸까?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보통 준비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 그 준비 시간을 그 일에 포함 시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설교를 작성할 때 정작 설교를 타이핑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라면

그 1시간의 타이핑을 위한 준비 시간은 몇 시간 혹은 몇 날이 될 수 도 있습니다.

그 시간이 없다면 1시간의 작업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준비하는 시간 역시 그 일에 당당히 포함되야 하는 시간입니다.


독서도 그렇지 않을까요?

독서를 하기 위해 아이와 씨름 했던 시간

그 시간이 후에 읽는 독서와 그렇지 않고 읽는 독서는 다를 것입니다.

독서는 매우 능동적이고 상대적이기에 우리가 활자와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다투거나, 힘겨운 일이 있고 나서 그리고 앉아 읽는 글귀는 다르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독서 이전까지의 시간은 독서와 별개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준비하는 시간부터 시작된 독서가

실제 글을 읽는 행위에서 마무리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점점 더 실제 글을 읽는 시간에 집착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읽는 일은 양으로 측정되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준비한는 과정에서 부터 시작된 독서가 밀도 높은 독서를 만들어 냅니다.

준비하는 시간도 독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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