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덕의 빛] 쌀과 밥

by 양진건

쌀과 밥


흰 쌀알이 모여 제대로 익으면 밥.

그것은 따뜻한 힘.

갑인년 흉년에

배고파 죽는 사람들이 즐비해

내 전 재산을 털어 쌀 500섬을 사왔으니

이 500섬 쌀알로 제대로 익은 밥

나눠야 맛이기에,

그게 사람의 길이기에

이 그릇 저 그릇에 가득 담아

가족들과

물론 이 동네 저 동네 식구들과

밥그릇이 비어있는 누구라도

두루두루 나눠서

비어있는 그릇의 슬픔 대

비어있는 그릇의 분노 대신

부디 따뜻한 배부름이길,

굳센 희망이길

쌀은 나누는 것이고

밥이야말로

가득가득 나누는 것이기에


정지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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