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그저 어릴 적 꿈에 불과했습니다.
이루어질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고 스무살 이후에는 완전히 잊고 지냈던.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 날, 그 꿈이 말이 되어 나온 것은.
라디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는 길.
근처 김밥집엘 들렀지요.
주인 아주머니는 언제나처럼 상쾌한 웃음으로 맞아주셨습니다.
제법 여러번 들렀는데 그 날엔 김밥을 싸면서 물으시더라고요.
"뭐하는 사람이야?"
그저 직장인이라고 답을 했지요. 서울은 고단한 도시라고 했더니
"서울처럼 돈 벌기 좋은 곳이 어디 있어?" 하십니다.
"그건 이모님처럼 현금받는 자영업자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예요."라며 피식거렸더니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아니야. 아가씨는 꿈이 뭐야?"
툭하고 나왔습니다. "서점주인이요"라는 대답.
아줌마는 말하셨어요. "좋아. 오늘 이 문을 열고 나가면서
이제 나는 서점 주인이 될 거다! 소망을 빌어. 이루어질 거야. 내가 기도해줄게."
그리고 정말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다섯 달 간의 많은 일들은 꿈 혹은 기적과도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