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be straight with me.
곡선보다는 직선을 선호한다.
구불구불한 것을 계속 보면 어지럽기도 하고, 아직 운전 초보인 나로서는 급회전 구간이나 회전 교차로가 나오면 일단 긴장 모드에 진입한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낯선 지역에서 어딘가를 찾아갈 때 직선 구간으로 가게 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목표 지점에 잘 도달할 거라는 자신감이 들지만, 꼬불탕꼬불탕 좁고 굽어진 길들을 따라가다 보면 불안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요즘 인기가 많은 연애 프로그램들을 보면서도 간혹 이런 생각을 한다.
'그냥 직진하는 게 백배 낫겠는데?'
자신감 충전 부족으로 속만 태우고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 돌려보다가 타이밍을 놓쳐서 맘에 들었던 상대와 커플이 되지 못하는 출연자가 있다. 특히 그 출연자가 보면 볼수록 괜찮은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나는 화면 속으로 들어가서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등짝 한 번 시원하게 때려주면서 빨리 제대로 얘기하고 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자신이 직선 취향임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형태에 따라 취향을 노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우리는 생각보다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하고 산다. 사회라는 환경이 가슴속과 머리, 입 사이에 필터를 넣어주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 고민 없이 다 해버리는 사람에게는 '눈치 없다'라는 명찰이 붙게 마련이니까. "뭐야, 쟤는 사회생활 안 해 본 사람처럼 왜 저렇게 눈치 없이 다 말해?" 하고 말이다.
그래도 나는 타고난 기질 탓에 지금까지 남들보다는 하고 싶은 말 많이 하며 살아온 것 같다.
물론 사회적 동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로서는 하고 싶은 말을 솔직히 다 하는 것이 미덕은 아니다. 회사 동료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후로는 어느 정도 사회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쌤은 그냥 유리창이잖아요. 다들 종이 가면인데 혼자 투명 유리창. 하하."
칭찬인지 비난인지 헷갈리긴 했지만, 약간의 성찰을 해보면 틀린 말이 아닌 것도 같기에 수긍하고 넘어갔다.
하고 싶은 말을 잘 돌려서 부드럽게 말하는 것도 능력이다.
사회생활을 해보니 확실히 그렇다. 사회생활을 오랫동안 지속하려면 꼭 취득해야 하는 자격증 마냥 꼭 필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이론적으로는 끄덕끄덕하지만, 이걸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마흔이 넘은 지 수년이 지났는데도 어렵다. 더 늙어서도 어려울지 모르겠다.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나은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부드럽게 돌려 말하거나, 때로는 입을 닫고 그냥 지나가는 게 더 나은지는 모른다. 우리 모두 인생 1회차니까 무엇이 정답인지 모른다. 각자 취향에 맞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자기 맘이 편한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싶은 말을 마음에 담아 두고 꼭꼭 숨기는 일은 정말 많지 않은 나도 최근에 그렇지 못한 일이 있었다. 무엇이 나을까 오랫동안 고민을 했지만 결국 솔직하지 못했다. 올해 2월에 돌아가신 아빠에게 솔직하지 못했다. 그동안 뭐든 솔직한 게 좋다고 말해왔던 나는, 정말 이래도 되냐고, 이것이 맞냐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물었지만 결국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했다. 아빠는 말기암이라고,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전이암이라고 끝까지 말하지 못했다. 주치의 선생님은 아빠에게 병명을 정확히 말씀드리고 생을 정리할 시간을 드리라고 했지만, 가족들과 나는 망설였다. 아빠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괴로움과 절망감으로 남은 시간을 보낼까 두려웠다. 결국 나는 아빠가 하루라도 즐겁게 희망을 가지고 사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실을 숨기고 모른 채 했다.
다시 4-5개월 전으로 시간을 돌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맞을까?
솔직해지는 것이 맞을까? 내가 만약 아빠라면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는 않을까? 내가 왜 이 세상을 지금 떠나는지 알지 못한 채 떠나게 된다면 당황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아빠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이렇게 뒤늦은 후회가 고개를 내민다. 솔직했어야 했다. 괴로워하는 얼굴을 보면서라도 솔직했어야 했다. 아닌가? 모르겠다.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후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솔직해지는 것이 맞겠다. 눈물이 난다.
[한 모금 더]
straight
'똑바로, 곧장'이라는 부사로 쓰이기도 하고, '곧은, 똑바른, 일직선의' 의미를 가지는 형용사로도 쓰인다. go straight, keep straight, come straight 등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부사로 쓰인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솔직해지다'라고 말하기 위해 be동사와 결합할 때는 형용사로 쓰인 것이다. straight은 '곧은, 똑바른, 일직선의'라는 '물리적인 곧음'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심리적인 곧음'을 표현할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표현하고픈 감정이나 말을 휘거나 돌려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직선으로 곧게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간다.
[체크 체크]
be straight with: ~에게 솔직하게 대하다, ~에게 솔직히 말하다
[이렇게 활용]
* 해석은 자연스럽게 번역한 것으로, 직역이 아니므로 주의!
Just be straight with me.
그냥 (나에게) 솔직해져 봐.
I need you to be straight with me.
나는 네가 나에게 솔직하면 좋겠어.
Should I be straight with him?
내가 그에게 솔직해져야 하는 걸까?
Why don't you just be straight with her?
그냥 그녀에게 솔직해지는 건 어때?
Let’s be straight with each other from now on.
이제부터 우리 서로에게 솔직하게 말하자.
You know you can be straight with me, right?
나에게는 솔직해도 된다는 거 알지?
하고픈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맞을지, 아니면 마음속에 담아두는 것이 맞을지 고민이 될 때가 많이 있어요. 그럴 때, 만약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분명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 솔직해지는 것이 맞겠죠. 때론 솔직하게 말해주고, 솔직히 다 표현해야 마음이 다 전달되기도 해요.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또는 그녀에게 솔직해져 봐요.
Sometimes it’s better to be straight with someone you care 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