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지지 않는 마음이지만,
숨 쉬게....
숨을 쉬게 해줘....
숨 쉬고 싶어.
좁고 긴, 새까만 구멍 속으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면서
머리와 몸이 분리되는 것 처럼 느끼는 순간,
나는 갑자기 들어올려졌다.
갑작스레 뻥하고 터진 풍선처럼
내 눈 앞에 밝은 빛이 와락 터져 나왔다.
.
.
살았을까, 나는
어린 시절 튜브가 뒤집히는 바람에 갑작스레 바닷물 속으로 빠져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복잡했던 해수욕장, 나는 부모님의 시야를 벗어났었고
낯선 아저씨가 나를 안아 올렸더랬다.
눈 앞이 캄캄해지는 두려움보다 더 무서운 건,
숨이 곧 멈출것 같았던 목의 짓눌림이었다.
그 순간은 어떤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느낀다.
그래서 일까?...
나는 바다를 싫어한다.
아니, 바다가 무섭다.
바라를 바라보고 있으면, 깊이를 알 수 없는 기대한 입을 가진 생명체로 보인다.
무엇이든 걸리면 다 빨라들일 것만 같은 무서운 입을 아래에 감추고 있는...
파도 소리 또한 그 생명체의 소리로 들려 나는 늘 바닷가에 오래 머무르지를 못한다.
그 시간을 외면한다.
마음이 울적할 때 바다를 찾거나,
파도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분들의 말을 들을 때면,
나는 내 속의 공포를 들키고 싶지 않아 침묵한다.
잊고 있었던 그 때의 두려움이 꿈틀대며 기어오는 듯한
두려움에 혼자 떨곤 한다.
.
.
.
.
.
.
이런 단편의 기억조각조차 이렇게 오랜 시간,
강하고 끈질기게 한 사람의 영혼을 짓누르고 있는데,
사고의 현장,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 속수무책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가족들.
그들에게 그어진 상처의 깊이를 나는 가늠조차 하지 못하겠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때,
나란 존재는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지만, 분노 또한 일렁인다.
하지만 그 또한 무기력하다.
떠난 분들.
남은 분들.
살아난 분들....
그분들의 영혼을 위해 애도한다.
내가 품을 수있는 가징 크고 깊은 마음을 준비하고,
꾹꾹, 꾹꾹.... 애도의 슬픔을 담는다.
눌러도 눌러도 채워지지가 않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