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사람들> 김일도 저자 인터뷰 후기
기록을 꾸준히 하나요?
네, 용도에 따라 다양한 장치를 동원해요. 일단 휴대폰 메모장을 쓰고, 메모장 어플을 따로 쓰고, 업무용 어플도 따로 써요. 각각의 어플이 내 생각을 다르게 열어주거든요. 굳이 펜으로도 써요. 낙서하듯 적다 보면 자유연상기법처럼 제 생각이 자유롭게 펼쳐져요. 노트, 휴대폰, 아이패드, 노트북이 제 기록의 장치들이에요.
모두 사장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죠.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모두 과정을 거치더라고요. 지금 저에게 브랜딩이란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자신 있게 답하는 것, 그 자체입니다. 제 자부심은 세상의 잣대인 ‘진짜 맛’ 이나 ‘멋진 인테리어’에서 나온 게 아니라, 친근한 대중음식을 내 방식대로 꾸준하게 팔아왔고 나름대로 잘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됩니다. 외식업에 정답이 없듯 어떤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는 정답도 없어요. 그냥“ 저희는 이런 걸 잘하는 브랜드예요”라고 툭 내려놓고 말하는 것, 그 자체가 브랜딩이죠.
식당에 가서는 외려 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그건 직업병이잖아요. 고객의 눈으로 오롯이 느끼지 못하니 좋지 않더라고요. 언젠가부터 고객의 관점을 잃어버렸는데, 그러면 장사하기 좋은 것들만 눈에 들어와요. 그러고는 점점 남들과 비교하기 시작해요. 잘하는 사람들을 쫓아다니고 닮으려고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중심을 잃어버려요. 그걸 깨닫고 업자의 관점을 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즐겁게 먹은 기억에만 초점을 맞춰요. (중략) 요즘 누가 된장찌개 잘하는지를 검색하는 게 아니라, 내 기억으로 들어가서 답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