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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톤 Nov 17. 2020

나만의 글쓰기가 시작되는 곳, 쓰기클럽

"집에 가기 전에 들러서 조용히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

"그냥 카페 같은 곳에 가면 되잖아. 집에서 써도 되고."

"아니,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 그런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 나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조용히 글만 쓰고 돌아가는 곳. 그러니까 쓰기클럽처럼."


올해 초 <외로움을 씁니다>라는 책을 만들면서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다. 편집자는 업의 특성상 '쓰기'와 매우 긴밀한 동지 같은 관계지만 정작 신나서 글을 쓰는 일은 드물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피드백하고 고치는 일을 되풀이하다 보면, 자기 검열도 촘촘해지고 '잘 쓴 글'에 대한 기준도 뾰족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글쓰기는 자주 보지만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는 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들은 모두 손으로 쓰는 일기장 말고 언제든지 쓰고 지울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이었다. 서로의 글을 읽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 그저 생각이 너무 많아 풀어놓을 곳이 필요했을 뿐, 누군가가 읽어주기를 바라거나 대화를 청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 <당신의 글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중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팩트다. 쓰기에 관심을 갖고 보니 오프라인 공간은 아니어도 '나만의 쓰기공간'을 마련해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흔하게는 페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SNS부터 브런치 같은 글쓰기 플랫폼, 특정 주제를 다루는 커뮤니티나 블로그까지, 쓰는 사람들이 모이는 서식지는 다양했다. 서식지만큼이나 글을 쓰는 이유나 형식, 문체도 다양했는데 한 가지 공통점이라면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을 쓰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거였다. 단순히 내가 한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순간순간 비집고 나오는 생각들을 쓰는 이들이었다. '하기'가 차곡차곡 쌓여 '살기'를 만들어내는 삶, 그 중심에 글쓰기가 있었다. 글이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보여줄 수단이라 생각하니, 그때부터 글쓰기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었다.

도전 5주째, 남은 기간 47주 기분 최고예요.
가끔 궁금할 때가 있어요 이 글 읽는 분 계세요?
분명히 있겠죠. 안 그래요? 아무도 없나요?
-영화 <줄리 앤 줄리아> 중에서.


 <줄리 앤 줄리아>의 주인공 줄리는 작가를 지망했지만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직장인이다. 무려 영화에 나오는 인물이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그녀의 삶은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가 읽을지 기약도 없는 상황에서 초보 블로거인 그녀가 세운 야심찬 목표는 가장 존경하는 요리사 줄리아의 프랑스 요리 레시피 524개를 마스터해서 365일 동안 블로그에 올리는 것. 마감이 존재하는 1일 1포스팅이라니 듣기만 해도 쫄깃하지만, 영화 속 줄리의 인생은 이로 인해 꽤 괜찮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재미와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물론, 점점 늘어나는 독자들과 댓글로 소통도 하고, 언론에 소개도 되고 출간 제의까지 받게 되니 말이다. 아마 그녀가 차곡차곡 써 내려간 요리법은 삶의 전환점을 만들어줄 '인생의 레시피'였을 것이다. 그 삶의 전환점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자신의 '존재감'을 찾는 것이었을 테고.

 


 

행동 없는 글쓰기가 있을까? 대부분의 글은 내가 지금 '하는' 것을 쓰는 데서 시작된다. 나의 일상을, 내가 하는 일을 글로 꾸준히 써나간다면? 분명 그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적어도 내가 언제 행복하고. 언제 슬프고, 언제 뿌듯하고, 언제 힘겨운지 정도는 알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이 세상에는 (표현하지 않을 뿐) 줄리처럼 부지런히 무언가를 하고 있는, 혹은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쓰기클럽이 그러한 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글을 씀으로써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활기찬 요령을 터득하길 바란다. 잘 쓰려는 행위를 통해 '잘 살려는' 마음으로 진입할 수 있길 바란다. '나만의 글쓰기가 시작되는 곳'에서 '나만의 삶을 쌓는 시간'으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그게 가능하겠냐고? 나 역시 해봐야 알 것 같다. 궁금하신 분들은 일단 쓰기클럽에 지원해보시길. 


* 쓰기클럽의 긴 글 쓰기는 12월 중순에 6주 커리큘럼으로 정식 오픈됩니다. 

* 긴 글쓰기 체험단 모집!  

긴 글을 함께 써보고 싶은 분들을 초대합니다. 11월 24일까지 info@book-stone.co.kr로 (짤막한)지원동기를 보내주시면, 다섯 분을 뽑아 4주 동안 주 1회 글쓰기를 함께합니다. 온라인 피드백으로 진행되며 4주차에는 오프라인 모임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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