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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톤 Aug 18. 2021

인구지진을 막는 ‘특단의 조치’를 제안하며

- 서울대 조영태 교수의 <인구 미래 공존>

   

인구가 줄어들면 한국은 사라질 테니 큰일인가요? 

어차피 경쟁도 많아 힘든데 줄어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걸까요?

언제부터인가 인구문제가 마치 ‘게임이론’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회안정과 우리의 노후를 위해서는 출생아 수가 어느 정도 유지되어야겠지만 막상 내가 하기는 버거운, 남이 아이를 잘 키워서 훗날 내 노후를 보장해주면 좋겠다는 생각. 집값, 교육비, 내 수입, 우리 사회의 경쟁환경을 생각하면 아이 낳아 키울 엄두가 안 난다는 생각들이 모인 결과가 아마도 오늘날의 초저출산일 겁니다. 


어르신들은 그런 청년세대를 보며 혀를 차고,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혜택을 다 누리곤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반발하며 세대갈등도 심해집니다. 성별 간 대립도 생기고요.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사장님들이 많은데, 한편에서는 그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경계와 혐오가 생겨납니다. 

우리 사회를 힘들게 하는 많은 문제가 그 안에 ‘인구’라는 원인을 품고 있습니다. 이제 인구문제는 우리 사회를 고통스럽게 하는 ‘만병의 근원’ 중 하나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인지 지난 6월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030년 ‘인구지진’이 온다고 경고하며 ‘특단의 조치’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그 ‘특단의 조치’가 뾰족하게 떠오르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누구나 인구문제에 대해 ‘이래서 문제’이며 ‘저래야 한다’는 진단과 주장을 가지고 있지만, 다들 맞는 말 같은데 모아놓으면 상충하는 것들도 많습니다. 누군가를 희생양 삼는 대안이 너무 많습니다.      


각자의 주장이 엇갈리는 복잡한 문제일수록 ‘팩트’가 중요합니다. 인구학자 조영태 교수는 서울대 인구학 연구실 연구원들과 함께 우리나라 인구를 연령별, 지역별, 세대별, 가구별로 일일이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그럼으로써 오늘날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고, 세대갈등이 왜 일어나고 있으며, 모두가 바라는 ‘특단의 대책’이 무엇일지 연구했습니다. 

인구는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인 만큼, 어느 한쪽의 일방적 희생 없이 풀어갈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동안 ‘국가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정이 얼마나 많았나요. 우리에게는 우리 한 명 한 명의 삶을 최대한 지킴으로써 모두가 잘 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특단의 대책’이 아닐까요?      


조영태 교수의 인구대책을 담은 《인구 미래 공존》에서는 개인의 생존과 우리 사회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크고 작은 전략과 시야를 보여줍니다. 

1부 ‘인구’에서는 심각하다는 인구문제가 과연 얼마나 심각한지, 민낯을 보여줍니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학생이 줄어드는데 대학 가기는 왜 여전히 어려울까요? 인구가 줄었다는데 여전히 경쟁에 시달리고 사람에 치이는 이유는 뭔가요? 

코로나19로 더 심각해졌지만 사실 인구문제는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뿌리 깊은 문제입니다. 이 말을 곧,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알아야 조급증을 버리고 인구문제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2부는 ‘미래’입니다. ‘미래가 이렇게 된다더라’ 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면 인구절벽 얘기밖에 나올 게 없거든요. 심각한 인구구조에서도 개인과 기업이 돈을 벌고 기회를 찾기 위해 가져야 할 관점을 다룹니다. 특히 가구와 세대의 변화에서 기회를 찾는 이야기는 서울대 인구학 연구실만의 분석력이 돋보이는 내용으로, 자신과 자녀, 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새로운 힌트를 줄 것입니다.


3부는 그래서 ‘공존’입니다. 나라를 사랑하든 아니든,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체제와 제도 안에 살아갑니다. 따라서 인구가 나라 차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합니다. 국민연금, 정년연장 등은 나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는 국가 차원의 이슈인데, 그 영향은 나와 가족이 고스란히 받잖아요. 그러니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대비할 수 있죠.      


이 모든 이야기는 결국 ‘인구학적 상상력’에 관한 것입니다. 인구통계로 현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지금 말고 미래를 기준으로 두어 대안을 자유롭게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저자 또한 자신의 지식과 인구학적 상상력을 총동원해 인구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고민하며 정책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비관론에서 벗어나, 가능성을 넓혀두고 미래를 기획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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