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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스톤 Jun 09. 2022

보틀팩토리: 배달 짜장면 그릇 부활을 기원하며

<ESG 브랜딩 워크북>의 '좋은' 브랜드 응원기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은 어딜까요? 아마도 요식업이겠지요. 설거지할 필요도 없고, 깨지지 않는 데다 공간도 덜 차지하니 많이 쓸 수밖에요. 카페에서 일회용컵은 기본이고, 끝까지 살아남을 줄 알았던 배달 짜장면의 다회용 그릇도 옛말이 됐습니다.


그런데 카페에서 텀블러로만 커피를 담아 판다면? 그걸 또 카페에 반납해야 한다면? 여러분은 그 카페를 가시겠나요? 그 불편함은 꽤나 수고롭습니다. 그런데 그 수고를 기꺼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카페 문화가 생겼습니다. 중국집에서 사라진 다회용 그릇이 카페에서 부활한 놀라운 광경!


일회용품 없는 카페, 환경부 지침 이전에 이미 환경보호를 실천했던 곳, 

바로 보틀팩토리입니다.


출처: 보틀팩토리



보틀팩토리 정다운 대표는 패키징 디자이너였습니다. 어느 날 일하다 일회용품으로 가득 찬 쓰레기통을 보고 궁금증이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 재활용은 잘 될까?’ 그렇게 정 대표는 일명 ‘쓰레기 여행’을 떠납니다. 말이 여행이지 쓰레기차를 무작정 따라가보고, 재활용 처리 업체에 무작정 찾아가 허락을 받아가면서 쓰레기 재활용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거죠.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


재활용은 최선이 아니야일단  쓰는  중요해!”


그렇게 정 대표는 유리병을 쓰는 팝업 카페를 차렸습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보틀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도서관에서 책 빌리듯 텀블러를 빌려주고 음료 테이크아웃을 합니다. 여기에 쓴 텀블러는 모두 기부받은 것들이었죠. 나중엔 텀블러를 행사에 대량으로 빌려주는 서비스도 시작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텀블러의 크기나 모양이 제각각이니 행사 후 세척 및 정리가 어려웠던 거죠. 당연히 보관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그가 내린 결론.


이렇게  바에 우리가 직접 만들자!”




출처: 보틀팩토리



가볍고 깨지지 않으며 고온에도 버티는 재질, 슬리브 없이 뜨거운 음료를 담을 수 있는 형태의 ‘리턴 미’ 컵이 탄생합니다. 그런데 정 대표가 컵을 새로 만든 목적은 또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내린 결론.


이제 우리는 카페가 아니라 공유 플랫폼이다!”


출처: 보틀팩토리



정 대표는 의미 있는 일에는 수고가 따르고, 수고는 혼자선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습니다. 자신의 카페뿐만 아니라, 잠재적 경쟁자인 주변 카페와 ‘컵 공유’를 시도합니다. 그렇게 연희동에서는 컵을 공유하는 카페가 늘어갑니다.


그러한 노력 끝에 ‘유어보틀위크’가 탄생합니다. 동네 가게들이 일회용품 없이 벌이는 행사죠. 첫 유어보틀위크에는 일곱 가게 정도만이 참여했습니다. 기간도 딱 1주일. 파는 사람에게나 사는 사람에게나 수고로운 행사지만 점점 규모가 커졌습니다. 카페에서 음식점, 빵집, 반찬가게, 쌀가게 등으로, 장소 역시 연희동에서 서촌, 인천으로 확대됐습니다.


“짜장면 그릇도 공유가 될까요?”


열심히 찾아봤는데 유어보틀위크에는 아직 중국집이 참여하지 않는 듯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대부분 일회용 그릇으로 짜장면 배달이 오지만, 일회용 그릇에 담기면 뭔가 맛이 덜합니다. 그러면 짜장면을 다회용 그릇에 담아와서 먹은 다음, 가게에 그릇을 가져다줘야 한다면 어떨까요? 맛과 뒤바꾸기엔 수고로움이 크죠. 대부분은 그냥 일회용기를 선택할 겁니다.


그럼에도 동네 중국집이 유어보틀위크에 참여하는 모습을 봤음 좋겠습니다. 일단 한 번이라도 해보면서 의미를 깨닫는다면 마음이 달라질지도 모르니까요. 깨끗하게 씻어서 반납할 마음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연희동 중국집 사장님들,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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