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눈물 위에 피어난 통치의 철학

목민심서_정약용| 미리내공방편저

by 서수정


♠︎정약용의 [ 목민심서 ]를 읽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것들

1801년, 정조의 죽음과 함께 실각한 정약용은 유배지인 전라남도 강진에서 18년을 보내게 된다. 그 혹독하고 적막한 세월 속에서도 그는 붓을 들었고, 인간과 정치, 그리고 도덕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목민심서]는 그렇게 태어났다. 단지 지방 행정의 지침서가 아니라, 백성을 위한 마음이 스며든 통치자의 자기 수양서이며, 동시에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고전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운 점은, 당시의 무너진 정치 상황과 가족의 죽음을 겪은 그가 절망에 빠지기보다 ‘어떻게 하면 백성을 위해 바른 정치를 실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은 고민을 거듭했다는 것이다.

♠︎그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마도 그는 유배라는 ‘외적 고통’보다, 자신이 지켜야 할 ‘내적 평정’을 더 중요하게 여겼을 것이다. [목민심서]의 문장들에는 단 한 줄의 허위나 권력에 대한 미련도 없이, 오로지 공공의 도리를 지키고자 한 그의 고결한 의지가 스며있다.

“백성은 물과 같아서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경구가 아니다. 그것은 권력이 아닌 책임으로서의 행정, 지배가 아닌 섬김으로써의 정치가 무엇인지 되묻는 철학적 외침이다.


♠︎왜 지금, 다시 [목민심서] 인가?

우리는 왜 200년이 넘은 이 고전을 여전히 곁에 두고 읽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인간의 본성과 권력의 유혹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공직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누군가를 책임지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된다. 가정의 부모, 기업의 관리자, 교사의 자리에서도 우리는 ‘목민관’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약용은 말한다.

“부지런한 사람은 사람을 살리지만, 게으른 사람은 사람을 죽인다.”


이는 단순한 윤리적 당부가 아니다. 삶을 성실히 대하는 것이 곧 타인의 삶을 책임지는 일임을 일깨우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책임을 지고 있으며, 그 책임 앞에 얼마나 정직한가?


♠︎정약용이 묻고, 우리가 대답해야 할 질문

정약용은 단지 글을 남긴 학자가 아니라, 시대와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행동한 사상가였다. 그는 목민관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세로 청렴, 애민, 근면을 강조했다.

그는 한 번도 목민관이 되어보지 못했지만, 누구보다도 바른 통치를 그렸고, 실천을 강조했다. 그가 바라본 진정한 지도자의 조건은, 자신의 안위를 먼저 챙기지 않고,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이였다.

오늘의 우리는 이 질문 앞에 서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길

[목민심서]는 과거의 행정 지침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내리는 삶의 명령이다. 정약용처럼 고난의 시간을 자기 성찰의 기회로 바꾸고, 불의에 맞서며,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것.

우리도 마찬가지다.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배워야 한다. 타인을 돌보고, 더디지만 바른 길을 가는 용기. 그것이 『목민심서』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위대한 유산일 것이다.


♠︎함께 새겨볼 문장들

“백성이 곤궁한 것은 하늘이 내린 것이 아니라 목민관이 잘못한 것이다.”
“사람의 목숨은 하늘과 같고, 백성을 먹이고 살리는 일은 하늘보다 먼저다.”
“목민은 곧 도(道)를 세우는 일이다.”



책을 덮고 나면 오히려 조용해진다.
불의에 분노하던 마음도, 세상에 실망하던 감정도, 정약용의 문장을 만나면 고요한 마음이 찾아온다.
그러면서도 결심하게 된다.
“나부터 제대로 살아야겠다.”
그 결심이 누군가에게 작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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