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437
나무가 비바람에 흔들린다. 멀리서 보면 동네잔치에 흥이 나 춤을 추는 나무처럼 보인다. 깊게 박힌 뿌리에게 의지하여 할퀴고 지나가는 바람에 맞선다. 바람의 강도가 점점 약해진다. 자연의 입김이 다 한 모양이다. 그제야 나무는 빗물을 툭툭 털며 단장하기 시작한다. 순간 강한 바람이 나무를 휩쓴다. 툭 소리가 나자마자 부러진 나뭇가지는 멀리 날아가버렸다. 강세가 약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나무는 잃어버린 나뭇가지에 더 이상 견딜힘이 없어 보였다. 다른 나뭇가지들이 위태해 보였다. 어디선가 아이가 나뭇가지 하나를 가져와 나무 근처에 살짝 내려놓았다.
아이는 엄마의 손을 잡고 다시 길을 걸어갔다. 떨어진 나뭇가지는 보통 자동차에 밟혀 부러지거나 환경미화원에게 수거된다. 나무의 생은 그걸로 끝이 난다. 작은 몸으로 쓰일 곳 있을까? 단념하며 보고 있던 내게 '그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나뭇가지를 주웠을까? 그리고 그걸 왜 나무에게 도로 가져다주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나무가 불쌍해서 라기보다는 아니, 그런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을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 나뭇가지는 나무의 일부일 뿐이다. 떨어진 나뭇가지가 없어도 나무는 나무일 텐데, 아이는 다시 돌려주었다.
나도 그 아이게 동화되었나 보다. '돌려주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다니. 나뭇가지는 나무에게 자신을 이루는 소중한 부분이었다. 아이와 엄마, 아빠가 만나 부모의 관계를 이루듯, 나무에게는 떨어진 나뭇가지가 자식과 같은 관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있을 그 아이는 나뭇가지를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보고 있었을까?
나무를 다시 바라보았다. 나무는 여전히 비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아까보다 더 강한 비바람이 불고 있었다. 하지만 나무는 더 이상 포기하지 않은 듯 보였다. 남은 나뭇가지들을 위해 더 힘차게, 더 격렬하게 비바람과 싸우고 있었다.
가족상봉의 기쁨은 반짝 해가 뜨고 나서 해도 늦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