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로 지낸 지, 한 달이 지났다. 2주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혼자 허공을 바라보거나 생각 없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거나 이불보다 누가 더 오래 누워있나 내기를 하기도 했다. 2주 정도 지나니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내 머릿속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보다 앞으로의 계획이 넘쳐나자 용량초과로 메모를 하고 그마저도 정리가 안 돼서 꾸역꾸역 계획표를 만들었다.
백수에게 아침, 낮, 밤 구분은 의미가 없다. 오로지 24시간이라는 자산만 있을 뿐,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6개월 후 위치가 결정된다. 백수 기간 동안 쌓은 경험치가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어떤 가치도 없는 찌꺼기로 남을지는 내 선택에 달려있다.
계획을 만들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은 고민할 시간 없이 바로 실천할 수 았도록 간단히 작성했다는 점이다. 에전에는 한 페이지를 꽉 채울 정도로 시간부터 페이지까지 꼼꼼하게 적었다. 그래야 막힘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번 계획이 틀어지면 다 수정해야 하거나 매번 계획표대로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실패했던 계획이 많아질수록 의지도 주눅이 들었는지 하고 싶은 의욕도 점차 사라졌다.
내가 여태껏 포기하고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고집이 가장 큰 문제였고,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라 더 완벽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계발서에서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5kg를 빼려고 하지 말고 1kg로 부터 시작하라고, 일주일에 책 한 권이 아니라 매일 10쪽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욕심에 고집을 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획표의 몸집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실천함에 어려움 없이 계획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과욕금물'이다. 의지가 없고 끈기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면 2주 정도는 본인이 집중할 수 있고 포기와 실패의 빈도수가 줄어드는 양을 직접 몸으로 겪고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주가 길면 1주일을 기준으로 해도 좋다.
물론 시험이 코 앞에 있다면 합격수기에 따라 조율하는 게 맞다. 공부법에 관련된 책 중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진행하면 된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 싶거나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시작하려 한다면 시간적 여유가 혀용이 된다 가정했을 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구 만리라도 본인에게 맞는 페이스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결국은 제 고집대로 할 요량이지만, 농도 짙은 의지와 낭떠러지와 같은 환경이 나를 채찍질해줄 것을 알기에 배우는 게 힘들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과 일할 때와는 또 다른 스트레스 때문에 괴롭더라도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고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시작한다. 준비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