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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영 May 19. 2021

오늘도 실수를 했습니다

돌고래 저, <출근 길 썼습니다>(2020)

휴일을 맞아 키즈카페에 갔다. 휴일인데 재택근무한다고 호기롭게 노트북을 들고 갔지만 일하다가 아주 멍청한 실수를 해버렸고 멘탈이 바사삭 부서졌다. "내가 한 실수를 잊어버리려면 어떻게 해야해?"라고 물으니 남편은 "서른 네 살 먹은 것을 잊지말라"고 했다. 서른네살... 서른...네...살.... 휴.... 나는 책임을 져야하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었고, 집에 돌아와 잠깐 잠들었는데 내가 한 실수 때문에 또 잠 속에서도 악몽을 꾼 것이다.


나는 내 나이가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하는데,  오늘 구매한 책에서는 '늙다'라는 단어는 '늘다' 더하기 '가다'의 합성어가 아니겠느냐고, 흐르는 세월에 던진 말과 행동이 겹겹이 쌓여 뒤따라 오는 표지가 될 것이라는 보석 같은 문구를 발견했다.


<출근 길에 썼습니다>라는 제목에 홀린듯 구매한 책이다. 내용은 애아빠가 출근 길 쓴 글을 엮어 낸 책이다.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써보는게 어떠냐는 아내의 제안에 선택한 삶에 작은 변화였다. 나의 글쓰기와 독서도 비슷한 동기와 비슷한 방식이라 읽는 내내 공감이 되고 용기가 되는 책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오늘도 실수를 했습니다> 내지는 <오늘도 걱정을 했습니다> 정도의 책을 내보는건 어떨까. 어떤 표지를 그려볼까. 서른 네 살 서영이는 무슨 이야길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다보니 신기하게도 내 실수를 잊게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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