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랑 둘째랑 육아방식이 다른 이유

워킹맘 다이어리

by 최서영

내겐 늘 궁금함이 있었다. 왜 동생과 나는 같은 배에서 나왔는데 다른걸까. 쓰고 보니 좀 바보 같은 질문이긴 하다. 생김새가 다르듯 성격도 다르고 뇌구조도 다른 게 당연하지만,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같은 배에서 나왔고 같은 부모 밑에서 자라왔는데도 각자가 생각하는 부모가 다르고, 같은 경험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의미와 마음은 다르게 출력되는게 새삼 신기하다.


이번에도 좀 바보 같은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첫째 육아와 둘째 육아가 다른 이유는, 첫째 육아는 첫 번째기 때문이고, 둘째 육아는 두 번 째기 때문이다. 써놓고 보니 정말 바보 같다.


처음은 서툴다고 한다. 첫사랑은 실패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것 같다. 첫사랑.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는 마음이 앞선다. 첫째 아이는 첫사랑이다. 그러므로 같은 배에서 나왔어도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방식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상 자식들에겐 같은 부모가 아닌 것이다. 따지고 보면 엄마로서의 내 모습은 임신기간부터 달랐다. 첫째 때 겪었던 일들을 둘째 때는 겪지 않겠다 해서 보다 능동적인 태도로 임하기도 하고, 이미 겪은 일이니 조바심과 두려움을 덜 느끼는 경향도 있었다. 출산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첫째는 열정으로, 둘째는 노련함으로.


첫째만 키울 때는 밥도 정시에 먹이고, 정시에 재우고, 모든 걸 루틴화하면서 맞추려고 하다 보니 계획대로 안 되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생활이 생활이 아니었다. 모든 걸 아이에게 맞췄다. 반쯤 혼이 나가 있는 상태로 하루하루 다크서클이 더 짙어져 갔다. 첫째 때는 분유도 정량으로 맞추겠다고 분유 스푼도 택배로 주문하는 지극정성 육아를 선보였지만 둘째는 계량? 그런 거 없다. 눈대중으로 맞춰 먹인다.


둘째는 우리 가족의 루틴 안에 잘 들어와 적응해야 한다. 목청 높은 첫째의 소란에 잠을 설칠 수 있고, 이거 저거 다 꼴을 갖춰 키우기보다 있는 살림 안에서 살짝 대충 키운다. 고로 부족함 속에 자란다고도 볼 수 있다. 첫째 육아는 희생정신이 디폴트 값이었기 때문에 부모의 니즈는 우선순위에서 많이 후순위로 밀려있었지만, 둘째 육아는 길게 내다봐야 하는 장기전이다. 부모의 니즈가 우선순위에서 절대 밀려서는 안 된다. 특히 돈은 이럴 때 아끼지 않는다. 절대로 몸테크 하지 않는다. 육아를 하려면 체력부터 보충해야 한다.


이 말 또한 바보 같은 말일 수 있는데, 그렇다고 첫째를 더 사랑하고 둘째를 덜 사랑한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첫째도 사랑이고, 둘째도 사랑이다. 자꾸 당연한 말 해서 죄송하다. 육아는 사랑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리가 처음 4인 가족이 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