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서영 May 14. 2022

남편의 보호자가 된다는건

워킹맘 다이어리

"보호자분, 환자 분하고는 관계가 어떻게 되세요?"


응급실 출입증에 적힌 '보호자'라는 단어.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엄마 아빠가 아팠을 , 아이 옆에 있을 . 보호자가 된다는건 내게 이젠 제법 익숙한 일인데도 남편의 보호자가 된다는  어쩐지 어색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생활 5 , 남편의 보호자는 이번이 처음이라서다.


남편은 어제부터 아팠다. 오른쪽 옆구리가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했다. 오늘 아침 남편과  병원을 나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마침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 둘째 아이는 산후관리사분께 맡기고 첫째는 어린이집에 맡기고 나왔다. 남편이 급성장염이라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수술은 면했다.

첫째 아이도 돌봐야 하고, 신생아인 둘째 아이도 돌봐야 하는데, 이제는 남편도 돌봐야 된다. 엄마가 아플 때는 아빠와 동생이 보호자가 되어줄  있고, 아이들이 아플 때도 남편과 번갈아 보호자가 되어줄  있었는데, 남편의 보호자가 된다는   하나뿐이니까. 더 잘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도 나의 보호자가 되어준 적이 있다. 3 전에도   전에도 출산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했었는데 그때 남편이 수술동의서에 사인하고 잔심부름을 해주었는데, 아마 남편도 지금  같은 비슷한 느낌을 받았 같다.


응급실에서 이렇게 오래 기다려본 적이 정말 오랜만이다. 보호자 없이 의식불명에 실려온 환자도 있고, 가족들에 둘러싸여 급하게 실려온 노인분들도 있다.

아침에 와서 해가 중천인 오후가  때까지  시간  응급실 풍경은 정신이 고 혼란스럽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응급상태인  치고는 젊고 멀쩡한 모습으로  발로 걸어온 남편과 내가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가족 모두 오늘처럼 아파서 병원에   없없으면 좋겠지만 아프더라도 이렇게  서로의 옆에 붙어서 보듬어주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 되도록이면 건강하게, 오래오래! 가족이  별건가. 이럴  옆에 있어주는  가족이지.  흔한 주례사 레파토리처럼 검은 머리 파뿌리  때까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있어주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꿈은 있는데 잠을 못 자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