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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서영 May 30. 2022

온 가족 코로나 확진, 일주일 자가격리 후기

워킹맘 다이어리

전조증상

 같은 경우 증상은 우리 가족  제일 나중에 나온 케이스다. 남편이 제일 먼저 증상이 있었다. 인후통만 있고 열은 없었다. 자가 키트를 했을   줄이었다.


첫째는 열은 없고 콧물이 있었고, 둘째는 기침이 있어 비대면 진료를 봤었으나 아직 생후2개월이 안 되어 약 처방은  받았다. 나의 경우 주말부터 미열과 으슬으슬 몸살 기운과 설사가 있었다.


주말에 자가 키트를 했을   줄이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다시 해보니  이고,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양성이 바로 나온다.


어쩐지 전날 밤에 새벽에 으슬으슬해서 악몽 꾸고 열나서 힘들었는데 확진돼서 그런 거였다. 


첫째날


나만 걸린 줄 알고 처음엔 방에 자가격리하려고 별에  쇼를  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남편도 첫째도 양성이었기 때문이다. 증상이 있던 나 때문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가족들의 양성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졸지에 일주일 휴가를 내버리게  남편. 다행히 둘째는 음성이다.


 가족 병원 가서 양성 판정받고 첫째만 약 처방받고 왔다. 가족 모두 수시로 열체크 중인데 남편만 37.5 미열이 첫째는 콧물만 있다. 나와 남편은 심하지 않은 인후통이 다. 첫째는 아픈 거치곤 컨디션 최상이다. 어린이집에 양성 판정서 사진 찍어서 보냈다.


나는 계속 목말라서 따뜻한  마시는 이고, 남편은 목말라서 차가운 맥주 마시는 이다. 첫째도 목이 칼칼한지 우유를 엄청 찾는다. 우리 집 유일무이 음성 둘째 케어는 k94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끼며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보건소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고양시 보건소에서 문자가 와있었다. 자가격리기간 안내와 자가격리 가이드 링크가 와있었고, 남편에게도 문자가 와있었지만 가이드 링크와 정보 입력 링크는 나에게만 와있었다. 가족 대표로만 적는 건가 보다. 다른 시에서는 전담공무원이 전화도 주나 본데 고양시는 그런 거 다. 자가 격리하는 일주일 동안 보건소에서 전화 온 적 없었다.


아침에 가족들 목욕하고 빨래 돌리면서 이불까지  세탁했다. 둘째는 음성이라서 아무래도 일주일 동안 집안 청결에  신경을 써줘야 할  같다.


아침밥을 차렸다. 앞으로 삼시세끼 열심히 차려야 할  같다. 아프다고  챙겨 먹였다가  오래 아플  있으니까.


굿닥에서 처방한  오늘 배송 왔다. 첫째는 증상이 없어서   먹이고 있다. 쓱배송으로 이온음료와  목캔디 구입했다. 첫째는 으슬으슬하다가 후끈후끈하다가 오락가락 한 모양이긴 하다. 어떤 때는 덥다고 하고, 어떤 때는 춥다고 말한다. 체온은 정상체온이라 아이 말 한 마디에 의존해 증상을 체크하는 수 밖에 없다.


나의 경우 저녁때부터 텐션이 급격하게 떨어지더니 밥맛이 없어지고 설사하고 노곤노곤 나른 나른하다.  나도 첫째 처럼 어쩔 때는 춥고 어쩔 때는 식은 땀이 난다.


셋째 

아침에도 여전히 노곤 나른하다. 임신 초기처럼 미친 듯이 졸려서 자는 노곤한 느낌이다. 생각해보니 코로나 증상과 임신 초기 증상이 닮은 구석이 있다. 딱히 졸린 건 없는데 나른하기도 하고 노곤하기도 하고 살짝 어지럽기도 하다. 가족 모두 상체온이다.

사실 확진 판정 전부터 피부가 이렇게 갑자기 닭살이 올라왔었다. 코로나인 줄 몰랐을 때는 출산하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편평 사마귀가 다시 올라온 건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오미크론 증상  이런 피부발진이 있었다. 굿닥에서 약 처방받았다. 격리기간 동안 비대면 진료어플을 요긴하게 썼다. 확진 판정받고 나서는 약 처방이 무료인가 보다. 진료비 0왔다.


넷째날

여전히 컨디션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 며칠째 무기력하고 입맛없다. 반면 남편은 입맛이 좋은 모양인지 자기 밥그릇 다 먹고 내가 남긴 샤브샤브도 한 그릇 꿀꺽한다. 그래도 잘 먹어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목은 말을  하면 전혀 아프지 않은데 말하면 목소리가   나온다. 밥은 안 당기고 이온음료 계속 먹어주고 있다. 잠이 계속 쏟아져서 종일 잠만 잤다.


음성인 둘째 케어에 마스크 비닐장갑을 결국 포기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첫째가 아침마다 일어나서 둘째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댄다. 나름대로 귀여워서 그러는거 같은데 저러다 둘째까지 양성이 될까봐 걱정이다. 우리집에서 제일 몸상태가 안 좋은 사람은 나다. 아침부터 목이 간지럽고 기침이 나서 다시 굿닥으로 약 처방을 받았다.


다섯째날

컨디션이  좋아 아기 목욕도  시키고 오전 내내 잠만 잤다. 자는 사이 밖에 나가는 꿨다. 자고 일어나 보니 확진자 사전투표 안내 문자가 와 있었다. 저녁시간 대에 투표 하러 나갈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오후 되니 컹컹 소리 나는 기침이 나고 목소리가  나오고,  나오던 콧물이 나기 시작한다. 마침 처방받은 도착했다. 입맛 없고 후각 미각 둘 다 둔해진 느낌이다. 그래도 약을 먹어서 그런지 전 날보다는 기침  나고   아픈 느낌이다.


여섯째날

저녁에 확진자 신분으로 사전투표하고 왔다. 얼마만의 외출인지. 투표소에는 모두가 방호복을 입고 있다. 일곱장이나 되는 투표용지를 받고 투표 하고 왔다.


드디어 내일이면 자가격리 해제다. 나 빼고 모두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 그래도 어제에 비하면 마지막에 받은 처방약이  괜찮은 거 같다. 기침 가래도  하게 되었다.

마지막 날

마지막 날이므로 하루 종일 청소, 세탁을 하게  줄 알았는데 기운이 없어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다. 자가격리가 해제된다고 첫째 어린이집을 보냈다가 일주일 동안 자가 격리한 보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서 하루 더 가정보육을 하려고 한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나가지 않고 집에서 버텨주고 크게 아픈 사람 없이 지나가준 우리 가족이 대견하다. 특히 이 코로나 소굴에서 음성으로 버텨 준 둘째가 참 대견하다.


코로나에 걸리면 검사에서 약 한 달 이상 두 줄이 나온다고 한다. 오히려 코로나에 걸려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뭐랄까. 큰 산 하나를 넘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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