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엄마
가랑잎 지다 _ 엄마
물건을 정리정돈을 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깔끔하게 살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정리정돈을 잘 하는 편은 못된다. 엄마 닮은 구석이 많은 서영이가 정리정돈 잘 하는 것은 누굴 닮았을까? 남편이 서재의 책을 잘 정리할 때가 있는데 그걸 닮은 걸까. 물건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에도 정리가 필요할 때가 간혹 있다. 사람을 정리하는 것엔 좀 더 신중해진다. 2년 전 신장이식을 앞두고 문학모임 몇 개를 정리했고, 몇 년간 해외여행을 같이 다니던 모임을 정리했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모임을 정리하기 전 생각이 많아져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오늘은 <가랑잎 지다>라는 시로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이 시는 노래로 만들어졌는데 악보와 음원을 두 딸에게 보냈다. 오늘도, 내일도 힘차게 세상을 향해 걸어가길 바라면서.
<가랑잎지다>
외로움과 마주 앉아
정리하는 밤
간직해야 할 것들
아주 버려야 할 것들 사이에서
깊어가는 가을
당신과 나 사이에 정리해야 할 것은
먼지로 남은 것은
버리지 못하는 이유
바래어 가는 시간
불 밝히고 앉아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쓸어내는 저녁
지나간 것은 모두 먼지던가
가만가만 다녀가는 계절
가장 안쪽에서 흐릿하게 피어나서
선명하게 남아 있는 당신,
잠깐 피었다 지는 것이 생이라고
가차 없이 버리는 나무의 정리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