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_ 엄마

by 최서영

단풍 _ 엄마

아침 산책길에 키가 큰 벚나무와 작은 나무를 만났다. 아무리 보아도 키 큰 나무는 작은 나무에게 ‘난 너보다 뛰어나다‘고 말하지 않았다. 큰 나무는 커서 아름답고, 작은 나무는 작아서 사랑스러웠다. 그냥 그대로 ’있음‘으로 존중받을 만한 것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저녁 산책길에 개망초와 달개비를 만났다. 그들은 그냥 그대로 지신이어서 충분히 아름다웠다. 해 질 무렵이면 가난하고 눈멀었던 시인 호머, 감옥에서 명작을 집필한 존 번연, 남아메리카의 한 오케스트라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제2 바아올린 석에 앉혀졌던 토스카니니를 생각한다.

<단풍>

파우스트를 팔심이 세에 완성한 괴테

팔십에 오페라 팔스탈프를 작곡한 베르디

성 베드로 대성전 돔을 나이 칠십에 완성한 미켈란젤로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빛난다


후반생 지점에서 명작을 만든 신명

신은 우리 마음에 있다

신바람으로 나뭇잎 반짝인다


아직, 현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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