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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뜻뜻 Aug 05. 2024

쿵-.

소설이 돼볼게-



열려있던 현관문이 쿵-하고 닫혔다.


주변 공기가 무겁게 내려앉는다. 현관에 들어서자 회백색 벽에 걸린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붉은 파스텔 배경의 가족사진. 아버지와 어머니는 의자에 앉아 있고, 양옆으로 그와 동생이 서서 부모님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그의 고요한 미소는 쓸쓸하면서도 어딘가 편안해 보인다.


볕 한 줌 들어오지 않는 공간. 단출한 가구에서 사무친 외로움과 슬픔이 배어 나온다. 바닥 곳곳에 어지러이 놓인 고시 책과 옷가지들. 그것들에 표정이 있다면 주인을 잃은 망연자실한 모습일 것이다. 한낮에 발견된 그가 기대고 있던 작은 냉장고. 그 위에 학원 워터마크가 찍힌 메모지가 떨어질 듯 말듯 애처로이 붙어있다. 알아보기 힘든 글씨체. 무언가에 쫓기듯 빠르게 휘갈겨 쓴 듯하다.



'이렇게 죽고 싶지 않아'


이번에는 현관문이 아니라 마음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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