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돼볼게-
"이게 내 한계에요." 보조석에 앉은 그녀가 덤덤히 말했다. 얼마 전부터 뱉어내고 싶었던 말이었다. 그녀의 아파트로 향하는 고가도로에 진입하기 직전이었다. 그는 핸들을 잡은 손이 떨려왔지만 침착하게 갓길로 차를 옮겼다. 고가도로에 진입했다면 차를 돌릴 수 없었을 테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세우려 사이드미러를 확인하는 순간, 그녀가 결혼식 전부터 원했던 SUV 모델이 빠르게 지나갔다.
그는 그녀의 "한계"라는 말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으로 이해했다. 한 대기업의 미정산 사태로 사업에 많은 빚이 생기면서 결혼식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그를 비난하며 모든 책임을 그에게 전가했다. 그는 그녀에게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그와 그녀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을 ‘한계’라고 치부해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