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어서 오세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인생을 바꾸는 ‘우물 밖 청개구리’ 우구리입니다.
왜 미국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 되었을까요?
왜 유럽은 강대국이 많은데, 바로 근처의 중동과 아프리카에는 갈등과 내전이 많을까요?
왜 세계의 여러 나라들은 현재와 같은 권력관계에 놓이게 되었을까요?
『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샬은 ‘지리’ 때문이라 답합니다. 그는 각 나라가 지닌 지리적 요인들을 통해 국제적 현안들을 이해할 수 있는데, 이런 관점을 지정학이라고 말합니다. 즉 한 나라가 강대국 또는 약소국이 된 데에는 각 나라가 가진 지리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로 인해 세계 국가들 사이의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합니다.
물론 현시대에 들어서 인류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팀 마샬은 여전히 지리적 요인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가르는 지배적 요소라고 강조합니다.
그럼 강대국을 허락한 지리적 요인은 무엇일까요? 반대로 약소국을 강요한 지리적 요인은 무엇일까요?
강대국이 되려면 몇 가지 지리적 요인을 갖추어야 하는데요. 책의 내용을 모두 담기에는 제 그릇이 부족하여 제가 이해한 세 가지 요인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강대국이 되려면 필요한 지리적 요인 첫째는 ‘농업이 용이한 평원’입니다. 인류가 생존하는 데에는 식량이 필요하고, 식량을 생산하는 데는 평원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천연방벽’입니다. 훌륭한 평원이 있더라도 지키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훌륭한 평원을 지켜줄 방벽이 필요합니다. 만약 훌륭한 평원 주위로 바다, 산맥, 사막, 정글 등이 둘러싸고 있다면 어떨까요? 굳이 인위적인 방벽을 세우지 않더라도 수월하게 평원을 지킬 수 있을 겁니다.
셋째는 ‘배를 띄울 수 있는 강과 바다’입니다. 배를 이용하면 수많은 자원·사람·기술을 교류할 수 있고, 교류는 문명을 발달시킵니다. 여러 인류 종 중에서 우리 호모 사피엔스가 우세종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교류’라고 합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침팬지와 달리 호모 사피엔스는 신뢰와 협력을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백 명이 넘는 집단을 이루기 시작했고, 이는 여러 소집단의 기술자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마침내 인류는 ‘과학기술의 도약’을 이루어 냈다고 합니다.
강대국이 되려면 필요한 세 가지 지리적 요인을 정리하고 보니 인류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합니다. 첫째, 생존에 필요한 식량은 땅에 달려있기에 인류는 땅에 집착합니다. 둘째, 인류는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좋은 땅을 차지하려 합니다. 셋째, 인류는 더 많이 교류하고 협력할수록 힘이 강해진다는 점입니다.
『지리의 힘』의 각 장에는 지리적 요인으로 살펴본 세계 여러 나라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각 나라의 지리적 요인은 물론 지리적 요인이 불러온 그 나라의 역사, 정치, 문화가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지리의 힘』을 읽고 나면 세계 여러 나라의 지리적 특성은 물론 현재 지구 속 세계의 역동을 큰 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세계 정치와 세계 지리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 분들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세계 지리에 완전 초짜인 이과 남자입니다. 즉 책의 내용을 탁월하게 정리하여 소개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용기를 내서 제가 할 수 있는 수준만큼 정리해 본다면, 앞서 소개한 ‘농업이 용이한 평원’, ‘천연방벽’, ‘배를 띄울 수 있는 강과 바다’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몇몇 국가 또는 대륙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첫째, 중국은 농업이 용이한 평야 지역을 가지고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과 그 아래로 거대한 북중국평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북쪽 만주 지역에도 거대한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둘째, 중국은 천연방벽을 가지고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중국과 몽골 사이에는 고비 사막이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는 황무지에 가까운 러시아 극동 산악지대가 펼쳐져 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천연 방벽이 없지만 베트남은 아직 중국에게 미약한 위협에 불과합니다. 이어서 중국과 라오스 및 미얀마 사이에는 언덕이 많은 정글지대가 있고, 떠오르는 강국 인도 사이에는 히말라야 산맥이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사이에는 고대의 실크로드인 신장 지역이 있습니다. 이론상 신장 지역은 이동이 용이하여 중국 방위의 약점이라 할 수 있지만 중국의 심장부인 베이징 쪽과 거리가 먼 데다 카자흐스탄이 중국을 위협할 입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배를 띄울 수 있는 강과 바다를 가지고 있을까요? 중국의 심장부 쪽에는 황허강과 양쯔강이 존재합니다. 또한 중국은 황허강과 양쯔강을 잇는 대운하를 건설함으로써 중국 내에서는 배를 이용한 교류가 수월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상길입니다.
중국의 해상길을 보면 숨이 턱 막힙니다. 태평양으로 나아가려면 필리핀, 대한민국, 일본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인도양으로 나아가려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허락만 받으면 되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언급한 국가들이 모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친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국가 경쟁력이 곧 생존력인 지금, 중국은 무조건 해상길을 확보해야 합니다. 중국은 이를 위해 두 가지 방향으로 노력 중입니다. 하나는 강한 해군력을 키워 해상길을 유지하는 노력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얀마,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지의 심해 항구에 투자하여 새로운 해상길을 개척하는 노력입니다.
첫째, 미국은 농업이 용이한 평원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애팔래치아 산맥을 기준으로 동쪽으로는 대서양 연안 평원이, 서쪽으로는 대평원이 펼쳐집니다. 로키 산맥을 기준으로 서쪽으로는 사막이 나오고 이어 시에라네바다 산맥, 그리고 좁은 연안 평지가 나옵니다.
둘째, 미국은 천연방벽을 가지고 있을까요? 있습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는 캐나다와 멕시코입니다. 캐나다 쪽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선캄브리아대 암석지구인 캐나다 순상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인간이 살기 어려운 곳이라고 합니다. 멕시코 쪽으로는 사막지대가 펼쳐져 있다고 합니다.
셋째, 미국은 배를 띄울 수 있는 강과 바다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길지는 않지만 항해가 가능한 강들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과 다르게 미국은 서쪽으로는 태평양, 동쪽으로는 대서양을 맞이하고 이를 가로막고 있는 나라도 없습니다. 이는 미국에 엄청난 축복인데 태평양을 통하여 아시아 대륙과 곧바로 교류할 수 있고, 반대로 대서양을 통하여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과 곧바로 교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 및 아프리카 대륙은 무척 가깝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미국은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운 국토를 지닐 수 있었을까요? 비법은 독립과 침략을 담은 기민한 역사에 있습니다. 미국은 1783년에 독립하였고, 이후 협상과 침략으로 1853년 현재의 모습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미국은 단 70년 만에 원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통합된 국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림 출처: Byhisword,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가장 발 빠른 과학 기술 발전으로 수많은 침략과 전쟁의 역사를 지닌 대륙, 유럽입니다. 유럽에는 어떤 지리적 요인들이 숨어있을까요?
유럽의 강력함은 북유럽평원에서 나옵니다. 북유럽평원이란 폴란드,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까지 뻗어 있는 거대한 평원입니다.
북유럽평원의 가장 큰 수혜자는 ‘프랑스’인데요. 프랑스에는 광대하고 비옥한 대지가 펼쳐져 있으며 상당수의 강들이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또한 서쪽으로 쭉 흘러가다 대서양에 이르는 센 강, 남쪽으로 흘러가다 지중해로 흘러들어 가는 론 강이 있습니다. 프랑스 남쪽으로는 피레네 산맥이 동남쪽으로는 알프스 산맥이 있어 천연방벽의 역할을 해줍니다.
왜 유럽은 미국과 다르게 하나의 거대 국가가 아니라 유독 많은 민족 국가들이 존재할까요? 미국은 독립을 시작으로 협상과 침략으로 지금의 모습을 이룩하는데 70년 밖에 걸리지 않은 반면, 유럽은 천 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성장해 왔습니다. 그리고 유럽 대륙에는 산맥과 강 그리고 계곡들이 많은데, 이러한 지리적 요인들이 천연 국경 역할을 해왔다고 합니다. 따라서 독립적인 민족 국가를 이루면서 동시에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형편이었던 셈입니다.
유럽의 평원은 대부분 북쪽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유럽의 북쪽 국가들은 부유하고 남쪽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빈곤합니다. 이런 빈부의 격차가 유럽연합 불화의 씨앗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2008년 재정 위기가 유럽을 강타했고 2012년 그리스는 재정 위기를 맞이합니다. 유럽연합은 그리스를 유로화 사용국에 붙잡아두기 위해 구제금융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국민들은 이에 반발했는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최장 65시간씩이나 일하고 내는 세금이 그리스로 흘러들어 가고 우리는 55세에 은퇴할 수도 있다고? 우리가 왜 그래야 하는가?”
러시아에는 농업에 용이한 평원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바로 동유럽평원입니다. 동유럽평원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애스토니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그리고 러시아 서쪽 대부분을 뜻합니다. 러시아는 거대한 평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에는 천연방벽이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합니다. 북유럽평원이 프랑스에서 폴란드까지 이어지고, 곧장 동유럽평원이 이어집니다. 즉 프랑스부터 러시아까지 별다른 천연방벽이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1605년 폴란드, 1708년 스웨덴, 1812년 나폴레옹의 프랑스, 1914년과 1941년에는 독일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1853년부터 1856년 사이에는 크림 전쟁까지 치렀으니 러시아의 역사에는 수많은 전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러시아에는 배를 띄울 수 있는 강과 바다가 있을까요? 이 또한 답답합니다. 러시아에는 제대로 된 항구가 없기 때문입니다. 무르만스크 같은 북극해의 항구는 일 년에 몇 달씩은 얼어붙고, 블라디보스토크 조차 일 년에 4개월은 얼음에 갇힌다고 합니다. 크림반도에 있는 세바스토폴은 단 하나의 진정한 부동항인데, 흑해를 나서서 지중해, 대서양 또는 인도양으로 나가려면 수많은 나라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러시아가 아무런 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러시아는 제2의 천연가스 생산국으로 유럽 내의 가스와 원유 수요의 약 25퍼센트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미국을 선두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나토를 출범시켜 러시아를 견제하고 있지만, 유럽도 무작정 러시아를 압박할 수만은 없는 처지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은 사하라 사막, 사헬지대, 더운 기후가 초래한 말라리아와 황열병 같은 질병들로 매우 척박합니다. 강은 많지만 10킬로미터마다 폭포가 나타나고 심지어 강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아 배를 띄울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 대륙의 가장 큰 특징은 고립! 그들 서로는 물론 바깥 세계로부터도 고립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고립되어 저마다 독특한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로의 존재도 잘 모른 채 자기들의 거주지 근처에서만 비교적 작은 집단을 이루어 살아갔습니다. 문제는 유럽의 식민주의자들의 등장이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자를 대고 그은 듯한 국경선입니다. 이는 유럽 식민주의자들의 흔적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유럽인들이 떠나고 서로 다른 신념과 문화를 지닌 민족들은 하나의 국가로 묶여 있었습니다. 언어도 다르고 풍습도 다른 그들이 과연 하나의 국민으로 통합될 수 있었을까요? 물론 아니었습니다. 갈등과 내전. 이는 필연이었습니다. (중동 국가도 비슷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리의 힘』에는 라틴 아메리카, 한국과 일본, 중동,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북극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그 외 국가는 『지리의 힘 2』에 담겨 있다고 하니 지정학과 세계 지리, 세계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추천드립니다.
또한 『지리의 힘』을 읽을 때는 통독하기보다 관심 있는 국가나 대륙이 생길 때마다 해당 부분을 찾아 읽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지리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으신 분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지리 문외한인 제게는 생소한 어휘도 많고 정보량도 너무 많아 통독하기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지리를 보는 아주 초보적인 눈을 얻어서 기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떠셨나요? 재밌으셨길 바라지만 무엇보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