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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사람 대처하는 과학적 방법 2가지

⟪이기적 유전자⟫⟪리바이어던⟫

by 책뚫기

어서 오세요. 책뚫기의 북라디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해적 이기주의자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가해적 또는 협력적 이기주의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오늘은 일상 속에서 가해적 이기주의자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하는데요. 가해적 이기주의자를 대처하는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방법 두 가지를 준비했어요. 그럼 책뚫기의 북라디오, 지금 시작합니다.


[책뚫기의 글을 오디오로 만나보세요]

https://youtu.be/BoWwN2AcRq4



죄수의 딜레마 상황 속 승리 전략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죄수의 딜레마 상황’과 비슷해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란 단기적으로는 배신하는 게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로 협력하는 게 이득인 상황을 뜻하는데요. 지난 영상에서 소개한 예시를 다시 사용해 볼게요.


돈이 많은 부자가 두 사람을 테이블에 앉혀 놓고 게임을 시작해요. 두 사람은 각각 두 장의 카드를 들고 있는데요. 한 장에는 ‘협력’, 다른 한 장에는 ‘배신’이 적혀 있어요. 두 사람은 협력과 배신 카드 중 한 장을 선택해 테이블 위에 뒤집어 올려두는데요. 두 사람이 선택을 마치면 부자는 두 사람의 카드를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돈을 주거나 빼앗아요. 이때 나올 수 있는 결과의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아요.


결과 1. 상호 협력. 상호 +300만 원

결과 2. 상호 배신. 상호 -10만 원

결과 3. 나 협력 -100만 원, 상대 배신 +500만 원

결과 4. 나 배신 +500만 원, 상대 협력 -100만 원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부자는 몇 가지 규칙을 추가해요. 첫째, 참가자 수를 수십 명으로 늘려요. 둘째, 참가자들은 상대방을 바꿔가며 같은 게임을 100번씩 반복해요. 자 그럼, 이 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보기를 드려볼게요.


늘 협력 카드만 내는 ‘봉’ 전략

늘 배신 카드만 내는 ‘배신자’ 전략

처음에는 협력하지만 상대가 한 번이라도 배신하면 계속 배신하는 ‘원한자’ 전략

처음에는 협력하고, 이후에는 상대가 전에 낸 카드를 따라내는 ‘tit for tat’ 전략

‘tit for tat’과 같지만 가끔 카드를 반대로 내는 ‘앗! 실수’ 전략

처음에는 배신하고, 이후에는 상대가 전에 낸 카드를 따라내는 ‘떠보기’ 전략


여러분이라면 어떤 전략을 선택할 건가요?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살아남으려면 ‘상호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지난 영상에서 말씀드렸는데요. 그럼 여섯 개의 전략 중 가장 생존 경쟁력이 높은 전략은 무엇일까요? 정답을 말씀드리기 전에 각 전략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첫째, 늘 협력만 하는 ‘봉’은 착한 전략인 만큼 대부분의 전략과 ‘상호 협력’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하지만 ‘봉’ 전략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요. ‘배신자’를 만나면 어마어마하게 착취당한다는 거예요. ‘배신자’가 계속 배신을 해도 ‘봉’은 순진하게 협력만 할 테니까요.


둘째, 늘 배신만 하는 ‘배신자’는 ‘봉’을 어마어마하게 착취하기에 얼핏 유리한 전략인 듯하지만, ‘봉’을 빼면 착취할 수 있는 대상이 없어요. 오히려 ‘봉’을 제외한 다른 전략들을 만나면 무조건 ‘상호 배신’의 늪에 빠지게 되는데요. 따라서 착취 대상인 ‘봉’이 게임에서 탈락하기라도 하면 ‘배신자’ 또한 사라지게 될 거예요.


셋째, 상대의 배신을 결코 용서하지 않는 ‘원한자’ 전략은 꽤나 강력한 전략인데요. 착한 전략들과는 안정적인 ‘상호 협력’을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배신자에게 착취당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원한자에게는 강력한 단점이 하나 있는데요. 관대하지 않다는 점이에요. 따라서 실수를 저지르는 ‘앗! 실수’ 전략과 처음에 배신 카드를 내는 ‘떠보기’ 전략을 만나면 ‘원한자’는 ‘상호 배신’의 늪에 빠지게 돼요.


마지막으로 ‘tit for tat’ 전략을 살펴볼게요. ‘tit for tat’ 또한 ‘원한자’처럼 착한 전략들과는 안정적인 ‘상호 협력’을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배신자에게 착취당하지 않아요. 그런데 ‘tit for tat’ 전략이 ‘원한자’ 전략과 크게 다른 점은 용서를 한다는 거예요. 따라서 ‘앗! 실수’나 ‘떠보기’ 전략과도 ‘상호 배신’의 늪에 잘 빠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녔어요.


이제 정리해 볼게요. 예를 들어 각 전략을 사용하는 참가자가 똑같은 비율로 있을 때 전략별 한 판당 기대할 수 있는 상금 기댓값은 이와 같아요. 의외로 ‘봉’이 1등, ‘배신자’가 꼴등을 기록하네요.


자 그럼 성적이 낮은 ‘배신자’와 ‘떠보기’를 몇 명을 탈락시키고, 그 자리에 성적이 높은 ‘봉’과 ‘tit for tat’을 추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봉’이 많아지고 동료 ‘배신자’가 줄어들면 남은 소수의 ‘배신자’에게는 낙원이 펼쳐지는데요. 착취할 대상이 풍족해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이와 같은 탈락과 추가가 조금만 반복되면 다시 배신자의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봉’의 수는 줄어들게 되어요.


그러나 그 사이 상위권을 놓치지 않아 꾸준히 수가 늘어나는 전략이 있었으니! 바로! ‘tit for tat’이에요.



가해적 이기주의자 대처법 1. Tit For Tat


‘반복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생존력이 높은 전략은 무엇일까요? 바로 ‘Tit For Tat’ 전략이에요. 다른 말로 따라쟁이라고도 하는 ‘Tit For Tat’은 ‘봉’처럼 순진하지도 않고, ‘원한자’처럼 야박하지도 않아요. 덕분에 ‘배신자’에게 착취 당하지도 않고요. ‘앗! 실수’나 ‘떠보기’ 전략과도 비교적 잘 지낼 수 있어요.


따라서 우리 주변에는 ‘Tit For Tat’ 전략을 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자연선택에 의해 ‘Tit For Tat’을 쓰는 사람들이 많이 살아남았을 테니까요. 즉 우리는 주로 상대가 협력하면 나도 협력하고, 상대가 배신하면 나도 배신하는 인간관계가 익숙해요.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는데요. 많든 적든 ‘배신자’나 변형된 ‘배신자’ 전략을 쓰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고요. 우리 또한 때에 따라 종종 배신한다는 점을요.


자 그럼 ‘가해적 이기주의자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란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볼게요. 답은 간단해요. ‘Tit For Tat’,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을 쓰면 돼요. 내게 협력하는 사람에게는 협력을, 배신하는 사람에게는 배신을 해야 해요. 다시 말해 ‘가해적 이기주의자’가 독점, 갈취, 거짓말, 배신할 때 협력해서는 안 돼요. 배신에는 배신이란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그런데 마음이 약해서 싫은 소리나 거절을 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사람을 보고 ‘봉’이라고 하는데요. ‘봉’은 ‘가해적 이기주의자’에게 어마어마하게 착취당할 필연 속에 살아요. 왜냐하면 ‘봉’이야말로 ‘가해적 이기주의자’들의 비옥한 토양이기 때문이에요. 내 주변에 나를 이용해 먹고 배신하는 사람이 많나요? 그럼 혹시 내가 ‘봉’ 전략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보세요.



가해적 이기주의자 대처법 2. 배신 방지 시스템


‘가해적 이기주의자’들은 경제적·정서적 자원이 지나치게 한정적인 유년 시절을 보냈거나, 타고나기를 순간적인 본능에 충실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따라서 인생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바라보지 못하는데요. 조금만 참고 서로 협력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데도 지금 당장의 유혹을 참지 못해요.


그럼 어떻게 해야 ‘가해적 이기주의자’가 단기적 이익 때문에 공동체에 피해를 주는 일을 방지할 수 있을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한데요. 단기적 이익을 단기적 손해로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해요.


예를 들어 설명해 볼게요. 고급진 호텔방 중간에 탁자 하나가 놓여 있고, 그 탁자 위에 1,000만 원이 올려져 있어요. 참가자 두 명이 방에 들어오자 방문이 잠기고 게임이 시작되어요. 게임 규칙은 간단한데요. 탁자 위의 1,000만 원을 10일 동안 아무도 만지지 않으면 두 사람 모두 각각 2,000만 원의 상금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10일이 지나기 전에 한 사람이 탁자 위의 돈을 만지면 만진 사람은 1,000만 원의 상금을, 기다린 사람은 -1,000만 원이란 벌금을 받게 돼요.


자, 여러분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우리 같은 ‘협력적 이기주의자’라면 당연히 10일 정도는 거뜬히 기다릴 거예요. 아무리 생각해도 기다리는 게 정답이잖아요? 하지만 ‘가해적 이기주의자’의 생각은 달라요. 지금 당장의 유혹이 크기도 하고, 특히 상대방이 언제 배신할지 몰라 불안할 거예요. 따라서 ‘가해적 이기주의자’라면 배신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규칙을 추가해 볼게요. ‘기다리지 않고 돈을 만지면 1,1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제 어떤가요? ‘가해적 이기주의자’는 지금 당장 1,000만 원을 가져가고 싶겠지만, 가져가면 1,100만 원의 벌금 때문에 오히려 100만 원을 잃게 돼요. 즉 단기 이익의 유혹에 넘어가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거예요.


누군가는 1,100만 원의 벌금이 너무 적다고 지적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상대는 -1,000만 원이란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가해적 이기주의자’라고 일부러 상대에게 피해를 주고 싶어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저 지금 당장 자신이 이익을 보느냐 마느냐에 집중할 뿐이에요.


정리해 볼게요. ‘가해적 이기주의자’가 단기적 이익 때문에 공동체에 피해를 주는 걸 막으려면 단기적 이익을 단기적 손해로 바꾸는 시스템, 즉 법이나 규칙이 필요해요. 이런 맥락에서 법과 규칙이란 ‘가해적 이기주의자’의 배신을 방지하는 시스템이에요.


사실 우리는 이미 ‘배신 방지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데요. 즉 우리의 법은 ‘징벌’이 아니라 ‘방지’에 목적을 두고 있어요. 그 때문에 피해자들은 법이 가해자에게 내리는 벌이 너무 가볍다고들 말하기도 해요. 그러나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애당초 법은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배신을 방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니까요. 반대로 만약 법이 ‘징벌’에 초점을 둔다면 누군가는 이를 악용할 위험이 있고요. 또한 실수로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조차 관용을 베풀지 않는 무자비한 법이 될 거예요.


그런데 꼭 기억해야 할 게 있어요. 법 시스템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부자라고 봐주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봐주고, 인맥이 튼튼하다고 해서 봐주면 안 된다는 건데요. 왜냐하면 그 순간 ‘가해적 이기주의자’들의 배신이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에요. 돈이 많으면, 지위가 높으면, 빽이 많으면 배신해도 괜찮은 사회가 되고요. 나아가 결과적으로 배신해야 유리한 사회가 되기 때문이에요.



끝으로


오늘은 가해적 이기주의자를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 ‘tit for tat’과 ‘단기적 이익을 손해로 바꾸는 법 시스템’을 소개했는데요. 어떠셨나요? 재미있으셨나요?


‘가해적 이기주의자’의 ‘배신’에 ‘협력’ 하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 이야기를 마칠게요.


지금까지 책뚫기의 북라디오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과 좋아요로 제 마음을 뚫어주세요.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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