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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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해야 성공한다는 말 들어보셨죠? 심지어 간절한 꿈이나 비전을 매일 종이에 수십 번씩 적어야 한다고도 하는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참 난감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저는 간절하게 바라는 게 없기 때문이에요.
저는 과거에 간절함을 쫓기보다 두려움을 피하는 데 집중하며 살았는데요.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서 제 인생을 바로 잡으려면 간절한 꿈이나 비전을 꼭 찾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한동안 저만의 간절한 꿈을 찾기 위해 애썼는데요. 지금은 그만두었어요. 간절함이라는 게 제게는 허상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간절함이 왜 저에게는 허상인지, 그 묘한 이야기 속으로 함께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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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자유의지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다시 말해 지금 나의 선택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그렇다”라고 답할 거예요. 우리는 자유의지가 있다고 믿기에 지난날의 실수나 실패를 후회하고요. 또 미래에는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즉 우리는 ‘자유의지 세계관’ 속에 살고 있어요.
‘자유의지 세계관’이란 ‘지금 나의 선택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세계관’을 뜻해요. 따라서 ‘자유의지 세계관’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올바른 선택으로 삶을 바꾸려고 부단히 애를 써요.
꿈과 비전을 세우고 간절하게 소망하라.
꿈과 비전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믿고 몰입하라.
이런 메시지야 말로 ‘자유의지 세계관’을 대표하는 문장들이에요.
‘자유의지 세계관’에서 눈에 띄는 감정은 세 개인데요. 첫째는 ‘조건부 감사’ 예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네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 선택을 해서 내게 이득이 됐어. 그래서 고마워.’
둘째는 ‘미움’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네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 선택을 해서 내가 손해를 봤어. 그래서 미워.’
셋째는 ‘간절함’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지금 내가 내리는 선택이 미래를 결정해. 그런데 어떤 선택이 맞는지 모르겠어. 내가 내리는 선택이 옳으면 좋겠어. 정말 간절해.’
이처럼 ‘자유의지 세계관’ 속에서 느끼는 핵심 감정은 모두 두 가지에 뿌리내리고 있어요. 하나는 ‘더 나은 미래’이고요. 다른 하나는 ‘선택 가능성’이에요.
요약해 볼게요. ‘자유의지 세계관’이란 ‘지금 나의 선택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세계관’을 뜻해요. 핵심 키워드는 ‘더 나은 미래’와 ‘선택 가능성’인데요. 이로 인해 조건부 감사, 미움 그리고 간절함과 같은 감정이 생겨나요.
우리 인간에게 정말 ‘자유의지’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수컷 잠자리 한 마리가 본능에 따라 짝짓기를 시도했어요. 반면 암컷 잠자리는 본능에 따라 수컷 잠자리의 짝짓기를 거부했어요. 수컷 잠자리는 다른 암컷들에게도 짝짓기를 시도했고, 열 번의 시도 끝에 짝짓기에 성공했어요. 이때 우리는 수컷 잠자리의 짝짓기를 본능의 산물일 뿐 자유의지의 산물이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런데 과연 인간이라고 다를까요? 우리 인간은 외모, 직업, 보유 자산, 부모님의 생존 여부 등을 따져서 결혼 상대를 결정해요. 예를 들어 한 남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열 번의 시도 끝에 결혼에 성공했다고 해볼게요. 우리는 이 남자의 결혼 스토리야 말로 자유의지의 산물이라고 생각할 거예요. 왜냐하면 포기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고 끝내 성공을 거두었으니까요. 그런데 혹시 이 남자의 결혼 스토리 또한 잠자리의 짝짓기와 마찬가지 아닐까요? 우리 인간의 모든 선택 또한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의 산물 아닐까요?
이와 같은 의심과 질문 끝에 탄생한 세계관이 바로 ‘필연 세계관’이에요. 필연 세계관이란 모든 일이 자연의 질서, 즉 물리법칙에 따라 일어난다고 믿는 세계관인데요. 심지어 인간이 자유의지라 믿는 사유와 선택조차 자연의 질서에 의해 필연적으로 결정된다는 믿음이에요.
내 몸에 새겨진 자연의 질서를 받아들이고 순리대로 살아라.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주어진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이런 메시지야 말로 ‘필연 세계관’을 대표하는 문장들이라 할 수 있어요.
‘필연 세계관’에서 눈에 띄는 감정은 두 개인데요. 첫째는 ‘평온함’이에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나는 그 필연들을 바꿀 수 없으며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기에 평온하다.’
둘째는 ‘조건 없는 감사함’이에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에요. ‘내 몸에는 새겨진 자연의 질서는 필연이다. 그리고 지금 내게 주어진 인연들 또한 필연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이 모든 필연들에 감사하다.’
이처럼 ‘필연 세계관’ 속에서 느끼는 핵심 감정은 모두 두 가지에 뿌리내리고 있어요. 하나는 ‘주어짐‘이고요. 다른 하나는 ‘지금 이 순간‘이에요.
요약해 볼게요. ‘필연 세계관’이란 ‘모든 일이 자연의 질서에 따라 일어난다고 믿는 세계관’을 뜻해요. 나아가 ‘필연 세계관’의 핵심 키워드는 ‘지금 이 순간’과 ‘주어짐’인데요. 이로 인해 평온함, 조건 없는 감사함과 같은 감정이 생겨나요.
‘자유의지 세계관’과 ‘필연 세계관’은 완전히 다른 세계관이에요. 따라서 그 차이도 무척 큰데요. 특히 삶에서 고난과 실패를 맞이했을 때 그 차이가 두드러져요.
고난과 실패를 맞이했을 때 먼저 ‘자유의지 세계관’ 속 사람들은 원인이 되는 ‘선택’을 찾아요.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데요. ‘내가 그 선택만 안 했더라면…’처럼 후회를 하기도 하고요. ‘네가 그 선택만 안 했더라면…’처럼 원망을 하기도 해요. 또는 ‘그런 선택을 하면 이렇게 되는구나! 다음에는 다른 선택을 해야지!’처럼 다짐을 하기도 해요.
반면, ‘필연 세계관’ 속 사람들은 고난과 실패를 필연으로 받아들여요. ‘내 몸에 새겨진 질서와 네 몸에 새겨진 질서가 만나 이런 결과를 낳았구나. 앞으로는 이런 필연들에 유의하자.’ 처럼요. 이때 특이한 점은 ‘필연 세계관’ 속 사람들이 결코 후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나무와 풀이 자연의 질서에 따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처럼 인간 또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고 믿기 때문인데요. 그때 그 순간 우리가 내린 모든 선택은 그 당시 우리의 최선이었기에 후회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필연 세계관’ 속 사람들이 간절하지도 않다는 점이에요. 새는 하늘을 간절하게 날지 않고, 고래는 바닷속을 간절하게 유영하지 않아요. 그저 각자에게 새겨진 자연의 질서에 충실할 뿐이에요. 마찬가지로 ‘필연 세계관’ 속 사람들 또한 자기 몸에 새겨진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고, 그 질서에 충실한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에요.
‘자유의지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은 ‘필연 세계관’을 굉장히 오해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아요.
‘모든 게 필연이라고? 우리 미래가 다 정해져 있다고? 그렇다면 굳이 내가 인내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말도 안 되는 헛소리야!’
하지만 ‘필연 세계관’ 속 사람들은 결코 대충 살거나 삶을 포기하지 않아요.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필연들을 받아들이고, 매 순간 충실하게 살아가요. 또한 사람마다 충실한 삶의 모습이 다 다른데요. 각자 타고난 몸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정리하자면 ‘필연 세계관’ 속 사람들은 저마다의 몸에 새겨진 자연의 질서를 이해하고, 그 질서에 맞게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요. 따라서 어쩌면 ‘자유의지 세계관’ 속 사람보다도 꽉 찬 하루하루를 살아간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 ‘자유의지 세계관’ 속에서 간절한 사람일수록 ‘필연 세계관’을 오해하는 듯해요. 다시 말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마음에 들지 않을수록, 결핍된 것을 갈망하는 마음이 클수록, 내 삶을 다른 이의 삶과 비교하는 사람일수록 ‘필연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해요. 왜냐하면 ‘필연 세계관’은 미래의 꿈과 비전이 아니라 지금 내게 주어진 필연들에 집중하라고 말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간절하게 바라는 게 없어요. 어떤 사람을 보면서 ‘우와! 부럽다.’라고 느낄 때가 없지는 않지만, ‘꼭 저렇게 살아야만 할까? 저게 정말 내가 바라는 걸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글쎄…’라고 답하게 되더라고요.
‘왜 나는 간절하게 바라는 게 없을까?’라는 질문은 저의 오랜 고민거리였어요. 그리고 불안했어요. 수많은 책들이 간절한 꿈과 비전을 가지라는데, 저는 간절함을 찾지 못한 채 아까운 시간만 날리고 거 같았거든요.
그러다 최근 지인의 추천으로 ⟪더 해빙⟫이라는 책을 만났는데요. 그 책은 ‘간절함이라는 감정에 빠지는 걸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간절함이란 결핍에 집중하는 감정이기 때문이라면서요. 그리고 간절하기보다 지금 내 몸이 편안하게 느끼는 순간들을 기록하라고 조언해요. 점과 점이 연결되어 선이 되듯, 편안한 순간과 순간이 연결되면 내 삶의 방향이 저절로 드러날 거라면서요.
‘아! 이거구나!’ 싶었어요. 믿고 있는 세계관이 달랐던 거예요. 그리고 세계관에 따라 행복과 성공도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요. ‘자유의지 세계관’에서 행복과 성공이란 간절한 꿈과 비전을 세우고 실현하는 삶이에요. 하지만 ‘필연 세계관’에서 행복과 성공이란 지금 내게 주어진 필연들을 인정하고 누리는 삶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필연 세계관’을 믿어요. 사람은 믿음을 창조하고, 창조한 믿음대로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자유의지 세계관’을 믿는 사람이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동시에 마찬가지로 ‘필연 세계관’ 또한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데요. 저는 ‘필연 세계관’이 참 좋아요.
‘필연 세계관’에 따르면 우리는 우리 몸에 새겨진 자연의 질서대로 움직여요. 그 자연의 질서를 우리는 DNA라고 부르는데요. 우리의 DNA는 수억 년의 자연선택이 누적된 산물이에요. 즉 지금 제가 누리는 이 몸은 수억 년의 생존 스토리가 누적된 결과물인 셈이에요.
풀과 나무가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듯이 우리 몸에 새겨진 자연의 질서는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살아가게 만들어요. 인간이 만들어낸 기준에 따르면 게으름, 회피인 선택들조차 사실 그 순간 우리의 최선인 거예요.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채찍질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존재니까요.
다만 우리는 우리 몸에 새겨진 자연의 질서로부터 단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해요.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주어진 이 필연들을 거부할 수 없어요.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정해진 운명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점에서 답답하고 우울할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인생이 참 쉬워져요. 지금 이 순간, 내 몸에만 충실하면 되니까요.
그럼 지금 이 순간, 제 몸에 충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뜬금없지만 아내와 힙합 댄스 학원에 등록했어요. 제게 주어진 필연들을 인정하고, 지금 이 순간을 누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차에 춤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저, 춤추러 갑니다!
오늘은 간절함을 시작으로 ‘자유의지 세계관’과 ‘필연 세계관’ 이야기를 들려드렸어요. 여러분은 어떤 세계관 속에 살고 있는지 또는 어떤 세계관 속에 살고 싶은지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
그리고 ‘자유의지 세계관’과 ‘필연 세계관’을 곱씹으며 자기 계발서를 읽어 보고 싶은 분들께 이서윤·홍주연 님의 책 ⟪더 해빙⟫ 추천드릴게요.
지금까지 책뚫기의 북라디오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