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0쪽 독서법

내 내면의 목소리 찾기

by 책뚫기

고명환 님의 책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다 읽었다. 엄청나게 대단한 글도 치밀한 글도 아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기도 하고, 이 책 저 책에서 영감을 받은 내용들이 짜깁기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실망스러운 건 아니다. 이 책 전반에 흐르는 가벼운 분위기가 참 좋다. 책 속의 고명환 님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 앞에 좌절하고 힘겹게 사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어떻게 인생을 이렇게 가볍게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쾌하고 밝은 사람이다.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정답 맞히기 식 삶에서 벗어나 내 내면의 목소리를 찾고 싶다.



최근 나의 고민이다. 내게 붙은 타이틀을 떼고 나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타인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대로 사는 인생 말고, 진짜 내 인생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마침맞은 시기에 고명환 님의 책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만났다. 고명환 님의 조언에 따라 내 고민에 '어떻게'를 붙여보았다.



어떻게 하면 정답 맞히기 식 삶에서 벗어나 내 내면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 문장을 두 개로 나누었다.



1. 어떻게 하면 정답 맞히기 식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2. 어떻게 하면 내 내면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정답 맞히기 식 삶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는 지난 글에 적었듯 미라클 모닝을 시작했다. 적어도 내가 선택한 시간에 선택한 일로 하루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원초적인 방법이다. 내가 선택한 시간과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해서 내가 타인의 기대와 요구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뭐라도 시도는 해보고 싶었다. 첫걸음은 뗐으니 참 잘했다!


어떻게 하면 내 내면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을까? 책 속 고명환 님은 ‘10쪽 독서법’을 소개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추천하는 독서 방법이다. 꼭 알아야 할 지식, 특정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할 때는 전문 영역의 책을 독파해야 한다. 하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때, 막연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때 고명환 님은 ‘10쪽 독서법’을 추천한다. 나는 곧장 '10쪽 독서법'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다음과 같은 말 때문이다.


내 머리로, 내 가슴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
생각을 자주 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만 진짜 내 생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생각은 다른 사람에 의해 주입되거나 미디어를 통해 세뇌당한 것들이다. 이런 생각으론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알 수 없다.

*출처: 고명환,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라곰, 2022), 199


책을 읽으면 그냥 앉아서 생각하는 것보다 수천, 수만 배의 힘이 생긴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사색에 잠기려면 엄청난 내공이 필요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생각을 안 하려 해도 저절로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이도 필요 없다. 생각을 하게 해주는 단 한 권의 책만 만나면 한순간에 인생의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 답을 스스로 찾게 된다.

*출처: 고명환,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라곰, 2022), 201


‘10쪽 독서법’은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10쪽씩 읽는 거다. 고명환 님은 처음에 30권을 10쪽씩, 하루에 300쪽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나는 욕심부리지 않고 6~7권의 책을 10쪽씩 읽어보기로 했다.


당장 학교 도서실로 향했다.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라는 직업이 이런 때에도 도움이 된다. 학교 도서실을 이용할 수 있다니! 사서 선생님께 유난히도 밝게 인사를 드리고, 책 추천을 부탁한다. 문학, 비문학 책을 섞어 다섯 권의 책을 빌렸다. 그리고 최근 읽고 있던 책 ‘프로파간다’, 선물 받은 뒤 읽지 않고 있던 ‘엄마의 말 공부’까지 총 일곱 권의 책이 내 곁에 왔다. 그리고 다시 고명환 님의 조언을 머리에 새긴다.


똑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에 따라 간직해야 할 한 문장이 다르다. 내 문장을 찾아야 한다. 딱 한 줄이면 된다. 욕심부리지 말자. 한 줄만 가지겠다고 마음먹으면 오히려 여러 문장이 내 속으로 들어온다.

*출처: 고명환, 이 책은 돈 버는 법에 관한 이야기, (라곰, 2022), 144


고명환 님은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많이도 말고 내게 필요한 한 문장만 찾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나는 지금까지 책은 정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읽지 않을 거면 차라리 읽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 독서는 늘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늘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

그래서 고명환 님의 말은 내게 충격이었다. 동시에 여러 권을 읽으라고? 게다가 내게 필요한 문장만 찾아도 된다고? 독서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고명환 님에게 독서란 자기 계발의 수단이고, 반면 내게 독서란 지적 사치품이 아니었을까? 나는 '독서를 많이 하여 지성인이 돼라'는 사회의 요구에 길들여져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늘 독서는 해야 하는 일이었고, '지성인'이 되지 못한 내가 한심하고 그 한심한 나 때문에 독서가 더더욱 부담스러웠던 건 아니었을까? 참으로 유난 떠는 인생이었다.

이제 나도 나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자기 계발하기 위해 책을 읽으려 한다. 내가 책을 읽는 목적은 '내 내면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다. 내 눈에 꽂히는 문장들을 찾을 거고, 나는 왜 그런 문장들에 꽂히는지 질문할 거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글로 쓸 거다.


나는 마리오네트. 끊어진 줄. 바닥에 축 늘어진 몸 덩어리. 그러나 이제 나는 설 수 있어. 나는 걸을 수 있어. 안녕. 이제 정말 작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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