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나의 독서 멘토, 똑같이 따라 해

내 내면의 목소리 찾기

by 책뚫기

최근 새로운 독서 모임을 시작했다. 책으로 자기 인생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모인 진짜 독서 모임이다. 독서 모임의 정회원이 되는 길도 만만치 않다. 정회원을 신청한 뒤 연속 3주를 출석해야 하고, 5주 이내에 과제 2개를 제출해야 한다. 정회원이 되기 전까지는 신입회원 자격으로 독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데, 신입회원에게는 회비도 받지 않는다. 그러니 정회원이 되면 회비를 낼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나는 미치도록 회비를 내고 싶다. 평소에 지출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나이지만, 요즘 들어 책과 관련된 지출이라면 아끼지 않고 쓰고 있다. 독서 모임도 마찬가지다. 내게 꼭 필요한 독서 모임이라는 생각에 회비를 낸다면 웃기지만 오히려 감사할 거 같다.


과제는 정해진 두 권의 책을 읽고 본깨적 형식으로 독후감을 쓰는 일이다. 그중 한 권이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본깨적 독서법』 (박상배)이다. 지금 와서 제목을 천천히 음미해보니 이 책은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꾸려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책이라는 걸 알겠다. 하지만 실제 책 표지에는 대문짝만 하게 쓰인 ‘본깨적’이란 단어가 표지를 압도하고 있다. 본깨적? 제목 쌘쓰부터 예스러움이 물씬 풍겨 났다.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니, 분명 필자는 나이 많은 남자 어른에 게다가 진지한 사람일 거라 예상했다. 한 끗 차이로 꼰대를 왔다 갔다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독서 모임에서 과제로 주지 않았다면 절대 손이 가지 않았을 거 같은 책이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어가면서 나의 선입견이 오만했음을 인정했다. 글 속 박상배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지식한 어른이 가르치는 게 아니라 ‘정말 좋은 독서법이니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꼭 실천하세요’라고 다독이고 응원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럼에도 본깨적이란 작명 쌘 쓰는 별로인 거 같다. 2013년에 출판된 책인데, 그 당시에는 꽤 괜찮은 제목이었을까?






본깨적 독서법이란 저자의 핵심을 제대로 보고(본 것),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확대 재생산하여 깨닫고(깨달은 것), 내 삶에 적용하는 (적용할 것) 책 읽기를 의미한다.


본깨적 독서법은 왜 필요할까? 사람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다르다. 재미를 위해 읽기도 하고, 정보나 지식을 찾기 위해 읽기도 하고, 위로와 용기를 얻으려고 책을 읽기도 하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한다. 책을 읽고 목적을 달성했다면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든 상관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저자는 그때라면 본깨적 독서법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대로 본다는 것은 저자의 관점을 파악하는 일이다. 책을 자신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판단하기 전에 우선 저자의 관점을 제대로 이해하라는 거다. 그런데 본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에서 하는 거라면, 깨닫는 거는 철저히 자신의 관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깨닫는 거란 ‘저자의 관점으로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자신의 관점이 변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깨달은 거를 현실로 만드는 일이 적용이다. 마침내 깨달은 거를 인생에 적용했을 때 자신의 인생이 변하기 시작한다.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본깨적 독서법』을 지은 박상배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본깨적 독서법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이론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본깨적 독서법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징검다리를 하나하나 소개한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책을 읽기 전 활동
1. 책 표지, 목차,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통해 책의 대략적인 관점 파악하기
2. 책을 훑어보며 10개 이상의 키워드를 뽑은 뒤 분류하여 3개로 압축하기
3. 책에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 정리하기

책을 읽는 중 활동
1. 책을 읽으며 중요하거나 관심 가는 쪽 귀접기
2. 밑줄과 박스를 치면서 읽기
3. 쪽 상단에 본 것, 쪽 하단에 깨닫고 적용할 것 적기

책을 읽은 후 활동
1.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 3개씩 추려 인덱스 붙이기
2. 책 읽기 전 정리한 내용에 비추어 책 평가하기 (나에게 유용한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책 속의 책 또는 연관 지어 읽어볼 책이나 내용은 무엇인가?)
3. 본깨적 노트 작성하기 (바인더-나중에 자신의 독서 노트가 책으로 엮이게 됨)


간단히 정리한 게 이 정도다. 실제 책 안에는 구체적인 예시와 팁들이 덧붙여져 있다. 읽기 전 활동지, 읽은 후 평가 활동지, 핵심 요약 사례 등의 사진 자료도 가득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나는 지금 10쪽 독서법과 꽂힌 문장 글쓰기를 실천한 지 두 달쯤 되었다. 나의 과거, 나의 생각, 나의 콤플렉스와 마주하면서 마치 나 자신과 오래도록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풀어낸 듯했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 그런데 본깨적 독서법은 내게 그 정도 수준으로는 인생을 바꾸기 어렵다고 속삭인다. 이미 나 정도 수준으로도 인생을 바꿀 수 있지 않나?






며칠 전 현대홈쇼핑 GA 사업단장 김형준 님의 유튜브를 본 적이 있다. 김형준 단장은 세일즈의 대가로 현재 매월 1억에 가까운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인생을 바꾸기 위한 목표를 설정할 때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형준 단장은 자신의 별명이 진공청소기였다고 답했다. 무지막지하게 흡수했다는 뜻이다.


월 1000만 원 소득이 목표라고 해보자. 이미 월 1000만 원 이상을 버는 사람을 세 명이상 만난다. 그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공통점을 뽑아내는 것과 동시에 자신과 가장 결이 잘 맞는 한 분을 멘토로 정한다. 그리고 멘토의 삶을 그대로 따라 한다. 출근 시간, 출근해서 하는 루틴, 업무 방식, 세일즈를 위해 하루에 몇 명을 만나는지 등을 그대로 복사하여 자신의 삶에 붙여 넣기 한다.


성공한 사람 치고 조언을 구했을 때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꾸준히 조언도 구하고, 시간과 정성 그리고 노하우를 나눠주시는 멘토에게 음료도 사드리고, 식사도 대접하고, 정성이 담긴 편지도 드린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알려준 대로 똑같이 실천하는 거다. 만약 알려준 대로 하지 않는다? 멘토 입장에서는 ‘왜 알려준 대로 하지 않고 뚱딴지같은 일을 하고 있지? 얘는 알려주나 마나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따라서 무조건 똑같이! 따라 한다.


“선배님, 선배님이 지난번에 알려주셨던 것 이렇게 하고 있는데 저 잘하고 있습니까?”


그럼 멘토 입장에서 ‘어라? 이 놈 봐라? 이 녀석은 조금 더 노하우를 줘도 되겠는데?’라고 생각하게 된다.






본깨적 독서법,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


똑같이 따라 해라!


내 나름대로 두 달 실천했다고,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의 자의식에 김형준 단장이 불같이 일침을 날리는 듯했다. 본깨적 독서법의 박상배 저자님은 분명 나보다는 훨씬 위에 있는 독서 고수다. 내가 배울 게 산더미처럼 많은, 나의 멘토가 충분히 되어주실 수 있는 분이다. 그리고 이 분은 자신의 노하우를 아끼지 않고 책에 쏟아부은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현재 내 수준에서는 본깨적 독서법 책에 담긴 모든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을 거다. 즉 박상배 저자님이 하라는 대로 해봐야 비로소 새롭게 와닿는 내용들이 분명 많을 거다.


겸손해지자. 그리고 인생을 바꾸고 싶으면 박상배 저자님을 나의 멘토로 임명하자. 그리고 멘토님이 하라는 대로 똑같이 해보자. 하다가 어려우면 본깨적 독서법 책을 다시 펼치자. 그럼 멘토님은 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실 테니.


당장 핸드폰을 켜 ‘지워지는 형광펜’과 ‘투명 떡메모지’를 주문했다. 본깨적 독서법을 실천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이 곧 도착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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