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거짓말 42가지』
어서 오세요. 우물 안 개구리 우구리입니다. 오늘도 저의 우물을 찾아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저는 올해는 육아휴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와 보내다 보니 손님께 직접 찾아갈 여유가 부족합니다. 그럼에도 제 우물을 찾아와 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들 한두 가지 병을 안고 사는 듯합니다. 더욱이 우리의 삶이 자연과 멀어지면서 오는 병들이 늘어나는 듯합니다. 저는 잔병치레가 있다 보니 겉으로도 건강해 보이는 편은 아닙니다만 저 또한 한 가지 병을 늘 안고 있습니다. 바로 거북목입니다.
거북목이 무슨 병이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미관상 보기 안 좋을 뿐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6년의 학창 시절을 견뎌낸 저의 거북목이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 채 3년이 지나지 않아 끔찍한 두통을 낳았습니다. 그때는 두통이 거북목 때문인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두통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려웠고, 카페에 갔다가 문득 찾아온 두통 때문에 카페 테이블에 엎드려 있곤 했습니다. 두통이 심해지자 멀미가 나는 듯 속이 울렁거려 밥을 먹기도 힘들었고, 없던 살이 빠지자 주변 지인들의 걱정 어린 시선이 더해졌습니다. 제 나이 스물여섯이었습니다.
불청객처럼 들이닥치는 두통보다 더 힘들었던 건 ‘원인불명’이란 의사들의 처방이었습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 전신 마사지를 거쳐 다시 정형외과…….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며 의사 선생님들이 제안하는 온갖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시간도 비용도 만만치 않게 쏟아부었지만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불치병이더라도 좋으니 병명이라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습니다. 순간순간 찾아오는 두통보다 미지의 공포가 더 컸습니다. 두통이 점점 심해질수록 죽음이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때 의사 선생님들의 태도가 저를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검사 결과 이상은 없는데 근육 주사라도 맞아보시죠.”
“이상은 없는데 침 치료랑 추나 치료를 꾸준히 받아보시죠.”
“이상이 없네요?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으니 편히 쉬어보세요.”
의사 선생님들은 원인은 모르겠으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처방을 받아보라는 식이었습니다. 모르면 다른 병원을 가보라고 해주면 좋겠는데, 의사 선생님들은 자신의 처방을 고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D병원의 재활의학과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자기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고, 재활의학과의 도수치료와 운동치료가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D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는 과정이 무척 번거롭고 어려웠습니다.
저는 이미 D병원의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D병원은 정형외과가 주특기인 병원으로 각종 뼈 관련 수술을 전문으로 했습니다. 그곳에서 재활의학과는 정형외과가 수술한 환자를 재활치료해 주는 보조적인 과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들은 재활의학과를 자기들 아래로 보는 시선이 있는 듯했습니다.
지인이 D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에게 무조건 “재활의학과 도수치료를 받아보고 싶어요.”라고 강하게 요청하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코 보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니나 다를까, 제가 다시 D병원의 정형외과를 찾아가 도수치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말하자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은 “과연 그게 도움이 될까요?”라고 비아냥거리는 듯 답했습니다. 저는 용기를 내어 “그래도 한 번 받아보고 싶어요.”라고 거듭 주장했고, 끝내 재활의학과 진료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두통이 가시기 시작했습니다. 효과는 즉시적이었습니다. 재활의학과 선생님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거북목이 심해져서 목을 잡아주는 속근육 두 개가 지나치게 늘어나 있어요. 근육이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할 지경에 이르니 두통이 시작된 거예요. 오늘 그 속근육을 반대 방향으로 과도할 정도로 당겨주었는데 그래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아요. 원래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하는데 상태가 너무 안 좋으니 한 주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다음 주에 다시 오세요.”
도수 치료 이후 두통은 사라졌습니다. 이후 8주 정도를 꾸준히 다니면서 도수 치료보다 스스로 몸을 교정하는 운동 치료의 비중을 늘려갔습니다. 운동 치료는 필라테스나 요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후 의사 선생님들을 존경하던 저의 마음은 사라졌습니다. 물론 존경할 만한 의사 선생님들도 계시겠지만 의사 선생님들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의사는 환자를 사람으로 생각할까? 아니면 돈으로 생각할까?
면역치료법으로 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의 책 『의사의 거짓말 42가지』를 만났습니다. 이 책은 의사들의 불편한 진실을 솔직하게 담은 짧은 책입니다. 읽는데 한두 시간이면 충분하고 어려운 내용이 아니기에 이북으로 대여해서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내과에서 도태된 의사들이 심료내과를 개업한다. 대학병원에는 실력이 부족한 의사가 넘쳐난다. 명의로 소문난 교수는 수술보다 논문이 특기다.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의 말을 요약하면 ‘모든 의사가 실력 있는 것은 아니다.’입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요약하자면 ‘실력 있는 의사는 드물다.’입니다. 대부분의 의사는 과거에 습득했던 지식에 갇혀 있습니다. 또한 X-Ray, CT 등 의료기기의 디지털 데이터만 보고 진료를 합니다. 따라서 디지털 데이터 상 문제가 없으면 모든 증상을 스트레스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사람의 몸은 아날로그이지 디지털이 아닙니다.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은 의사라면 먼저 눈앞에 있는 환자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진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순환기계통 의사라면 청진기 진찰, 소화기계통 의사라면 복부를 직접 손으로 만져서 진찰, 정형외과 의사라면 손발과 관절을 만져서 진찰, 신경외과 의사라면 망치 등을 사용하여 신경장애가 어디에 있는지를 진찰하는 게 기본이라는 겁니다.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은 사례를 하나 소개합니다. 만성 췌장염 환자들은 복통과 설사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습니다. 하지만 만성 췌장염의 경우 혈액검사나 소변검사로도 정상, CT 촬영으로도 정상이라는 소견이 자주 나옵니다. 그럴 경우 디지털 진단만 하는 의사는 환자에게 이상이 없다고 판단하고, 스트레스성 요인일 테니 심료내과 진료를 추천한다는 겁니다.
만약 의사가 복부를 만지면서 진찰을 한다면 어딘가에서 명확한 통증을 느끼는 부분, 압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압통점이 있다는 건 그곳에 뭔가 염증이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로부터 출발하면 만성 췌장염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를 듣다 보니, 어쩌면 의료 기기의 발전이 오히려 의사와 환자 사이를 더욱 멀어지게 만든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명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의 답은 간단합니다. ‘입소문’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친구, 지인, 친족 등으로부터 얻는 입소문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 또한 지인이 아니었다면 D병원의 재활의학과를 찾아가지 못했을 겁니다.
덧붙여 거북목을 겪고 나서 저 또한 명의를 판단하는 방법이 하나 생겼습니다.
의사에게 의존하게 만드는가?
환자가 스스로 힘을 기르게 하는가?
저는 후자의 경우가 명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태가 심각해서 오랜 시간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진정한 명의라면 환자가 하루빨리 자립할 수 있도록 애를 쓰지, 자신에게 계속해서 의존하게 만들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의사에게 의존하게 만들수록 의사는 돈을 벌겠지만요.
저의 경우, 거북목이란 원인을 모르면서도 근육 주사나 추나 치료를 고집했던 분들은 명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악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저의 경우 근육을 강제로 이완시키는 근육 주사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주었습니다.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저 스스로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운동 치료를 처방하였습니다. 지금도 목이 뻐근할 때는 그때 처방받았던 교정 운동을 하곤 합니다. 나아가 제 목에 부담되는 생활 습관을 예민하게 알아차리게 되어 침대와 베개를 버렸고 매일 산책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마침내 이제는 굳이 병원에 시간과 돈을 쓰지 않아도 스스로 목 건강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심각한 병이더라도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건강검진 방법 자체에 리스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장 조영 검사는 흉부 X-Ray에 비해 200배 더 많은 방사선에 피폭된다고 합니다. CT 촬영 또한 다양한 각도에서 X선(방사선)을 쏜 결과를 합성하는 방법이기에 하루 CT 촬영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사용한다고 하지만 방사선에 많이 피폭되어 좋을 리는 없을 듯합니다.
따라서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은 적절한 건강검진 방법을 선택하라고 살포시 귀띔해줍니다. 위암을 확인하기 위해 위장 조영 검사를 하기보다 혈액검사와 위 내시경을 받으라고 추천합니다. 위암이 진행되면 위장이 위축되는데 이를 펩시노겐법이란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약 위장이 위축된 것을 확인했다면 그때 가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으라고 조언합니다.
그런데 초기 진단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것은 병에 걸리지 않는 것, 예방입니다. 저는 의학 관련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어떻게 하면 숨은 병을 찾아낼 지에 집중하곤 합니다. 병에 걸리지 않는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데 마치 ‘어차피 나는 병에 걸릴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반응하곤 합니다.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은 국가의 건강 복지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고 과지출을 막으려면 질병을 예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화처럼 자리 잡은 의사들의 과도한 검사와 처방 때문에 낭비되는 예산을 안타까워하며 환자들이 건강에 대해 공부하고 자기 몸을 스스로 챙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콜라겐을 건강보조식품으로 섭취하세요.
사실 이 부분부터 저는 의심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혹시 이시이 히카루 선생님은 콜라겐 건강보조식품을 팔기 위해 이 책을 썼나? 하여튼 책 속에 담긴 콜라겐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우리 몸은 스스로 콜라겐을 만듭니다. 그런데 25세가 지나면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콜라겐 양이 해마다 1~2%씩 감소한다고 합니다. 콜라겐은 노화 방지, 혈관 건강, 그리고 뼈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따라서 25세가 지나면 피부 노화, 혈관 노화, 뼈 노화가 시작됩니다.
25세 이후부터 피부 노화, 혈관 노화, 뼈 노화를 예방하려면 부족한 콜라겐을 추가로 충분히 섭취해주어야 하는데, 성인의 하루 필요량을 소고기만으로 섭취하려면 약 230그램, 참치라면 약 300그램을 매일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만만치 않은 돈과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이유로 콜라겐을 건강보조식품으로 섭취하라고 조언합니다.
콜라겐 건강보조식품을 선택할 때도 싸다고 아무거나 선택하지 말라고 덧붙입니다. 동물성 콜라겐보다 물고기에서 추출한 콜라겐이 더 잘 흡수되며, 물고기 비늘보다 물고기의 껍질에서 추출한 콜라겐이 더 잘 흡수된다고 합니다. 또한 양식 물고기는 항생제를 많이 먹이기에 자연산 물고기의 비늘에서 추출한 콜라겐이 더 건강하다고 말합니다.
의사는 환자를 돈으로 보는가? 사람으로 보는가? 의사는 환자가 자신에게 의존하게 만드는가? 환자 스스로 힘을 기르게 하는가?
저는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하고, 건강을 챙기는 핵심은 건강한 생활 습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의는 늘 환자의 생활 습관을 점검하고 때로는 엉망인 생활 습관을 혼내기도 합니다. 나아가 엉망인 생활 습관을 조금이라도 바꾸려고 하고, 생각보다 간단한 규칙을 지키라고 하기에 잔소리처럼 느껴지는 말을 하곤 합니다. 예를 들면 “술을 줄여라”, “담배를 끊어라”,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라”와 같은 말들입니다. 환자를 돈이 아닌 사람으로 보기에 엄마의 잔소리 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손님께서는 오늘 하루 손님의 건강을 잘 챙기셨나요? 혹시 쉬는 날마다 생활 습관이 무너져버리지는 않으신가요? 그렇다면 부디 손님의 곁에 엄마의 잔소리 같은 말이 함께하길 바라겠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