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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통 Jun 29. 2023

귀찮은 것들을 해보기로 했다

귀차니즘 타파를 위해서

글을 읽고 쓰면서 살고 싶다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언급을 했었고, 독후감을 꾸준히 남기기도 했으나, 마지막 작성이 최소 반년 전이다. 잡다한 생각을 적어서라도 정리하기 위해 수첩을 들고 다녀도 업무 외에는 아무 내용이 적히지 않았다. 2018년도 즈음, 브런치를 깔고 매년 목표는 글을 써보자고 했는데, 결국 남긴건 하나도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라는 건 참 귀찮은 행위라는 생각을 한다. 전에 쓴 글들을 보면 얼마나 어리고 부족한 사람인지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가 있다. 그렇게 돌아보고,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결과물이 될 수 있지만, 정말로, 쓰기가 귀찮다. 주변에 꾸준히 메모나 쓰는 행위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명 일을 하면서도 글(하다못해 독후감)을 쓰던 시기가 있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점점 매몰되어 갔을까? 스스로도 되뇌고 깨달은 답은 귀찮아서다. 몇 년 전이었다면 '노오력'과 같은 단어로 다쓴 에너지를 끌어모아서 썼을텐데, 한 두 번씩 안쓰고 나니 '안 쓰면 뭐 어때'라면서 글을 남기던 SNS들 자체를 끊어버렸다. 일부 메신져를 제외한 메세지는 답변은 최소 일주일 후에 보낼 수 있었다.


그래서 아직 어른이인 내가 이번에 첫 퇴사를 하며 몇 주 ~ 몇 달간 쉬면서 할 수 있는 건, 이직준비나 가벼운 아르바이트도 있겠지만 하고픈 것은, 여행이나 맨날 누워 있기보다는 기존에 했던 것들을 다시금 해보는 것이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영화에 대한 후기 등 굉장히 간단하지만, 나에겐 굉장히 귀찮았던 것들이다.


귀찮은 것들을 남겨서, 적어도 내가 이런 것을 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남길 수 있는 지표를 남겨보고자 한다. 대신 업무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라 그냥 막. 딱딱하게 쓴다면 다시 쉽게 질릴 것 같아서 하고 싶은 말들과 생각을 편하게 남겨보고자 한다.


귀찮음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어쨌든 해보는 수 밖에 없단 걸 알지만, 변하지 않는 나를 스스로 싫어하는 내가 조금 더 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귀찮은 일이다.

귀찮음을 타파하기 위해 쓰기도, 읽기도 귀찮은 글들을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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