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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이 Jun 21. 2019

본깨적 - 박상배,위즈덤하우스, 2013

책을 읽었는데도 삶에 아무 변화가 없던 것은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거나 읽었어도 읽은 것으로만 끝냈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 유명한 <본깨적>을 읽었다. 책을 읽은 후 본 것, 깨달은 것, 적용할 것을 적어 자신의 삶을 바꾸고자 하는 태도. 이런 심플하고 강력한 독서법을 소개한 책이다. 독서를 자기계발로 적극적으로 연결해서 유명세를 탔다. 나는 독서경영에 열광하는 타입의 독자가 아니기에 제목만 알고 있었는데, 부서 후배가 줄까지 쳐가며 읽었다니 관심이 갈 수밖에.


허나, 결국 이 책에서 얻은 건 본깨적은 꽤나 괜찮은 독서법이다, 정도. 무의미한 독서를 추구하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으나, 독서로 자기계발을 꾀한다면 분명 큰 도움이 될만한 내용들이다.


사실 이 책은 발췌독으로 후루룩 읽는 쪽이 편하다. 초반부 대부분을 독서가 여러 사람을 인생을 이렇게 바꾸었다는 사례로 채웠기 때문이다. 중간을 넘어서야 독서법에 대한 썰을 푸는데 이것도 간단한 소개에 불과할 뿐이지 자세한 내용이나 풍부한 예시는 없다. 분명 끌리는 독서법이고 방법까지 알려줬지만 디테일이 아쉽단 말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저자가 소개한 독서경영 모임을 나가면 된다. 그렇다. 이건 독서 모임에 나오라는 유혹이다.


2013년도 당시에 본깨적은 새로운 독서방법이었을지 모르겠지만 2019년의 지금에는 그리 새로운 것은 없다. 이미 많은 독서 강좌에서 다룬 내용이고, 책에서 언급한 독서법 - 책 고르기가 중요하다, 손과 입으로 읽어라, 책에 글을 써가며 읽어라 - 은 이미 널리 퍼진 내용이다. 뭐, 결국 실천의 영역으로 들어가야 유의미한 것이겠지만.


무용한 독서를 지향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책이다. 그리고 독서경영하는 사람 치고 문학을 자주 읽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 간간히 읽는 문학조차 분석과 교훈찾기의 재료로 전락해버리니 가슴아플 때가 있다. 하지만 문학을 경제, 사회학과 한데 엮어 융합하는 독서법과 사고방식에 감탄할 때도 많다. 그래, 문학을 다른 방향으로 읽는 연습도 필요하긴 한데.


휘갈겨 쓰다보니 무용한 독서고 뭐고, 그래 뭐든 내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바꾸려고 읽는 건데 자기계발이라고 무조건 비난할 필요가 있나 싶다. 이렇게 또 하나 배우고 가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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