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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이 Jul 08. 2016

카메라 욕심

미국 출장 이야기. 기변욕심이 어딜 가겠느냐

  짧은 기간 동안 카메라를 꽤나 바꿨다. 작년 초에 삼성 NX300M, 작년 가을에 후지 X-T1, 올해 초에 후지 X-PRO2... 잠시 손을 거쳐간 건 (역시) 후지의 X70이었고, 내 마음에 폭 들어온 건 이름도 찬란한 라이카Q였다. 주머니가 넉넉하면 괜찮겠지만 없는 살림에 여기저기 기웃거리느라 맘고생이 심했다.(기쁜 한숨 정도? ㅎㅎㅎ) 미국으로 오기 이틀 전까지 라이카Q를 되뇌었으니, 중증이다.


  혹시 미국에서 라이카를 사면 좀 싸려나, 카메라를 살 수 있는 곳을 검색해봤다. 가까이에 베스트바이가 있었으나 라이카 카메라는 없었다.(대신 소니 RX1R2에 잠시 혹했다) 한참 검색하다가 뉴욕에 B&H라는 유명한 카메라 숍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홈페이지를 쭉 검색하다가 결심했다.


그래, 이번 출장을 마치고 바로 뉴욕으로 날아가는 거야!

(가서 라이카를 사는 거지!)


  가격은 한국보다 조금 싼 정도. 일주일도 안되는 뉴욕 여행에 라이카Q를 들고 골목 여기저기를 찍을 생각하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오랜만에, 구글과 브런치에 라이카Q를 검색한다. 좋다는 이야기가 8, 아쉽다는 이야기가 2. 절대 '나.쁘.다'라는 이야기는 없다. 다들 조금 아쉬울 뿐이란다. 중후한 빛을 담는 카메라, 핀이 나가도 감성이 녹아드는 카메라. 말도 안되는 헛소리들을 읽었지만 그래도 욕심나는 건 어쩔 수 없어.


  기왕 지르는 거 Q가 아니라 M으로 가볼까? 비교적 싼 렌즈도 얼마든지 많은데. 지난 달에 만져본 M의 수동초점은 내 예상보다 멋지지 않았지만 사진을 찍는 맛은 분명 있었다. B&H 홈페이지를 보면서 계속 가격비교를 해본다.


  결국 산 건 이번에 새로 나온 후지 23mm 철제 사각 후드. 실상 한국이랑 가격이 12,000원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지름욕구를 없애기 위해 뭐든 산 것이다. A&A 손목 스트랩도 같이 사고 싶었지만 재고가 없어 실패. 그렇다고 가격이 두 배가 되는 넥스트랩을 살 순 없었다. 손목 스트랩은 뉴욕에 가서 재고가 있으면 사는 걸로.


  멋있는 후드를 주문한 다음 날, 후지에서 X-T2와 함께 작고 가벼워진 23.2 렌즈를 발표했다. 예상 발매일은 10월로 아직 멀었지만 뭔가... 아쉽다. 기동성을 위해 작고 가벼운 렌즈가 좋겠지만 막상 조리개 1.4를 포기하기에는 렌즈가 너무 좋단 말이지.


  이야기가 중구난방이지만, 결론은 프로투를 더 아껴주겠다는 것. 적어도 9월에 뉴욕을 갈 때까지는 생존해 있을 거니까. 그렇지? 내게 과분한 카메라지만 이정도 투정은 이해해 줄 거다.


   대충 찍어도 예쁘게 나오는 프로투니까, 내가 굽신굽신 해야지. 사진은 저번 주말에 간 텍사스 주청사. 오스틴에서 나름 유명한 곳이라지만 사실 관광지라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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