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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이 Oct 30. 2016

샌프란시스코 여행

미국 출장 이야기

사실 미국 출장을 마친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사진 정리를 하나도 하지 못하고 워낙 정신없이 살았다.

쓸만한 사진을 고르고 라이트룸으로 보정하면서 잠깐 여행을 돌아보았는데,

나는 참 게으른 사람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서 좀 바지런히 다닐 걸,

햄버거와 한식 말고 yelp 검색해서 맛집 돌아다녀볼 걸,

미국 맥주나 한참 퍼마시도 올 걸...


여튼, 미국 출장을 마치고 뒤에 일주일 연차를 붙혀 샌프란시스코를 다녀왔다.

샌프 시내는 반나절만 돌아다니고, 그 뒤 일박 이일은 요세미티 국립 공원에서 지냈다.

마이리얼트립에서 좋은 여행 호스트를 만나 요세미티에서 호화 여행을 하고 왔다.


작은 도시지만 더 머무르고 싶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샌프란시스코.

처음 데일리시티역에서 나왔을 때- 텍사스와는 다른 동네의 냄새에 실망했지만

그냥 미국 주택가라는 생각을 하니 넘어갈 만했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아침에 자욱히 끼는 안개조차 인상적이었고

다니기 힘들었지만 울렁거리는 언덕길도 신나던 곳.

시끌시끌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가 같이 머물렀던 샌프란시스코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물론 요세미티는 더욱 더.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유니온스퀘어 입구에 있는 하트 조형물.

여행객들은 이 사진 찍으려고 다들 안달이었다.

실상 유니온 스퀘어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냥 상징적인 곳인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는 항만도시이다.

도시 북동쪽에 부두가 여러개 있는데, 개중에 39번 부두 - 피어 39가 유명하다고 한다.

사실 들어가면 특별히 볼 건 없는, 쇼핑센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역시나 샌프 현지인보다는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


금문교를 지나기 위해 자전거를 빌렸다.

안그래도 출장기간 동안 일본 애니메이션 '겁쟁이 페달'을 본터라 자전거에 욕심부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그런데 자전거가 구린 건지 내가 못 타는 건지 너무 힘들었다.

땀 뻘뻘 흘리고 당 보충한다고 초콜렛바 먹고 물도 두 통은 넘게 마시고 난리도 아니었다.

길도 좋지 않아서 모래바닥을 달리고 언덕을 신나게 밟았다.

그냥 저 위는 가지 말고 보는 걸로 만족하고 돌아갈까, 하다가 결국 금문교 위까지 다다랐다.


힘들게 금문교를 넘었다.

너무 지쳐서 다시 돌아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금문교 너머 소살리토까지 가기로 했다.

소살리토까지 가는 길이 전부 내리막길이어서 쉽고 편하게 갈 수 있었다.(정말 좋았다 ㅠㅠ)

지중해의 모습을 닮은 소살리토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라고 들었다.

아무데나 찍어도 다 예뻐서 팡팡 사진을 많이 찍고 왔다.

수많은 사람이 페리를 타고 자전거와 함께 샌프로 돌아왔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샌프의 명물 케이블카를 타러 정류장으로 향했다.

명물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진장 많았다.

바다에서 찬 바람이 계속 불어 큰 덩치에도 바들바들 떨면서 코를 훌쩍거렸다.

한 시간 가량 기다려서 겨우 케이블카에 탈 수 있었다.

중간에 내려 롬바드 거리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추위 때문에 갈 수 없었다.

종점에서 내려 갭에서 후드집업을 하나 사고서는 안도의 한숨을 푹.



이 아래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사진이다.

사계절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는 요세미티, 돈과 시간만 많으면 매 계절마다 삼사박은 하고 싶은 곳이었다.


이번 요세미티 투어는 12명이 함께 했는데 나 빼고 다 여자였다.

청일점이었지만... 내쪽이나 저쪽이나 서로 살갑게 굴지 않아 끝까지 친해지는 일은 없었다.

요세미티 안쪽을 다닌 투어 둘째날에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뭘 찍어도 예뻤다.


맥북 배경화면인 엘 캐피탄이다.

유명한 사진 포인트인 터널 뷰에서 찍었다.

배경화면처럼 예쁘고 화려하게 찍지는 못했지만 사진에 담을 수 없는 웅장함이 느껴졌다.

여행 전에 들었던, 요세미티나 강원도나 거기서 거기라는 말에 강하게 반박하고 싶다.

이곳은 경이 그 자체였다.


차로 한참을 달려 그 유명한 글레이셔 포인트로 향했다.

말과 사진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경관.

이날따라 청량한 하늘.

너무나 완벽한 날이었다.

외국인 옆모습을 몰래 찍었는데 베스트 사진이 된 건 비밀.


이름 모를 호수 한자락.

카메라 센서 문제 때문에 사진에 노이즈가 낀 게 너무 아쉬운 절경이었다.


with Leica M9, voigtlander 35.4 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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