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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L Oct 25. 2019

속독과 다독이 능사가 아니다?

잘못된 책 읽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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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독서법에 관한 흥미로운 글을 하나 접했습니다. '속독과 다독이 능사는 아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독서법은 틀렸다.'라는 취지의 글이었는데요. 히라노 게이치로의 <책을 읽는 방법>을 인용해 왜 속독, 다독이 잘못되었는지 짚어주는 글이었습니다. 사실 이미 시중에는 독서법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들이 판매되고 있죠(책을 잘 읽기 위해 책 읽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는다는 건 왠지 묘하네요). 이 책 역시 같은 카테고리지만 조금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그의 저서를 통해 속독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사실 저도 '다독'은 몰라도 '속독'은 좋게 보지 않아서^^; 개인의 취향이고 방법일 수 있지만 스스슥 읽고 지나가는 극단적인 속독은 저게 정말 독서가 되나 싶어서 좀 무의미해 보이더라고요. 여기서 말하는 '다독'은 책을 많이 읽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 되지만, 좋은 책을 선별하지 않고 '속독'을 통해 많은 책을 읽어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히라노 게이치로는 속독술이 눈으로 문장을 좇아가며 의미를 유추하는 것이 아니라, 나열된 단어를 스치듯 눈에 새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합니다. 의식적으로 생각하며 읽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훑는 방식으로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의 책에 따르면 그런 읽기는 “그저 자기 자신의 마음속을 비추어 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방식이라는 건 각자의 취향과 기호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돈 주고 속독 학원을 다닌다 해서 비난할 일도 아니고, 책을 빠르게 휙휙 넘긴다 해서 참견할 일도 아니죠. 다만 속독이나 기존의 출간된 베스트셀러들(1시간에 1권을 읽네, 3년 만에 1천 권을 읽네 따위 등)이 본인에게 큰 효과가 없다면 읽는 방법을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히라노 게이치가 주장하는 올바른 독서법 역시 주관적인 것이니 너무 휘둘릴 필요는 없겠지만 말이죠.


그래서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은 결국 '슬로리딩'입니다. 너무 뻔하죠? 저자는 독서의 양이나 속도에 집중하지 않고 질에 집중한 착실한 독서를 하라고 조언합니다. 속독(速讀)이 아닌 묵독(默讀)을 하라는 것인데요. 히라노 게이치로는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와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를 통해 과거에는 적은 정보 속에서도 깊은 성찰을 할 수 있었음을 지적합니다. 좋은 책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며 천천히 문장 하나하나를 탐색하며 읽는 사람에게 완독한 책의 권수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인데요. 슬로리딩의 습관이 축적된 자는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이 생기니, 많은 책을 읽을 필요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확실히 속된 말로 '지뢰'가 참 많죠. 굳이 책의 퀄리티나 작가의 글솜씨를 문제 삼지 않더라도 취향에 따라서, 읽는 목적에 따라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이 본인에겐 나쁜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전부 아름답고, 유용하고, 와닿는 얘기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슬로리딩을 하면 자연스레 안목이 생겨 읽는 '권수'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네요. 조금만 읽어봐도 본인에게 좋은지 나쁜지 분간할 수 있는 통찰력이 생길 테니까요.



블로그: https://blog.naver.com/jubilant8627/221688519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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