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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L Aug 17. 2020

책 제목, 그 중요성에 대하여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7147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독서신문'의 '제목에 담긴 비밀'이라는 기사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90년생이 온다> 등 문장형 제목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요즈음, 책 제목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문장형 제목은 제목만으로도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독자들로 하여금 책의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제목에 여백이 필요한 시나 소설의 경우라면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문장형 제목을 굳이 내세울 필요가 없겠지만, 자기계발서나 에세이, 여타 인문학 책들은 문장형 제목들이 베스트셀러로 떠오르며 하나의 '현상'을 구가하고 있다. 물론 기사에서는 문장형 제목이냐, 아니냐보다는 제목이나 부제에 독자들의 뇌리에 남길 만한 키워드를 제대로 사용했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출근길의 주문>처럼 굳이 문장형이 아니더라도 뇌리에 강렬하게 박히는 좋은 제목의 책들이 많다.




서점과 도서관에서는 수많은 책들이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독자들은 제목을 통해 일차적으로 책을 거른다.




책 제목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제목은 '첫인상'을 결정한다. 그래서 표지도, 본문의 편집도, 내용도 중요하지만 제목도 빼놓을 수 없다.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들어야 책을 집어들게 된다. 책을 집어들어야 내용도 보게 되고, 구매 여부를 결정할 테니 출판사 입장에서는 더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키워드인 것 같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의 경우가 키워드를 잘 잡은 사례다. '아침'과 '죽음'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충돌시키는 그 '낯섦'이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설사 15글자가량의 제목을 다 외우지 못하더라도 '아침'과 '죽음'이라는 키워드만큼은 머리에 새겨진다. 이 점이 중요하다. 비슷한 제목의 책이 수십 권씩 있지 않는 이상, 이 두 키워드로 검색하면 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예스24에서 '아침'과 '죽음' 두 단어로 검색을 해보았다.




때때로 그저 그런 책이 제목만으로 빛을 보기도 하고, 좋은 책이 제목 때문에 외면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보도자료나 카피 등 홍보물만큼이나 편집자와 출판사는 제목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원고가 미완인 경우 보통 집필 단계에서 가제목을 잡고 진행하게 되는데, 중간에도 수십 번씩(때로는 출간 직전까지도) 제목이 바뀌기도 한다. 그 시기의 정서나 트렌드만을 좇자니 '롱런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기고, 돋보이기 위해 대중적이지 않은 키워드를 쓰자니 '난해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독자가 '나는 제목이 중요하지 않아.'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든 하지 않든, 일단 일차적으로 제목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게 되는 건 사실이다. 결국 작가, 편집자, 출판사는 내용과 잘 어울리고 그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눈에 띌 수 있는 제목을 찾아야 한다. 결코 제목으로 과장을 하거나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안타깝게도 낚시성 제목의 책들이 범람하고 있다). 나쁜 책을 피하고, 좋은 책을 찾기 위해서라도 독자들은 나름의 기준으로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블로그: https://blog.naver.com/jubilant8627/22206297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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