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한 봉지를 들고서

그 시절, 우리 이야기 추억의 휴게소 에피소드 공모전 3등

by 책읽는 조종사

호두과자 한 봉지를 들고서

“흐암, 아빠 10분만 눈 붙일게.”

눈을 떠보니 어느새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했다. 잠시 눈을 붙인 아버지를 뒤로하고 어머니와 휴게소로 향했다. 배가 출출해져 점심까지 해결하기로 했다. 아버지는 항상 밥을 드시니 육개장으로 주문하고, 누나와 난 각각 우동과 라면을 골랐다. 휴게소에서 먹는 우동과 라면은 왜 더 맛있을까. 알다가도 모르겠다.

휴게소에만 오면 배가 살살 고파온다. 먹음직하게 놓여있는 음식들이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호호 불어먹는 호두과자, 달콤한 델리만쥬, 알감자, 고구마스틱, 그리고 핫도그까지. 어느 것 하나 맛이 없는 게 없다. 전부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다. 어릴 땐 마냥 휴게소에 들르는 게 좋았다. 아버지가 언제 피곤해하시나 동태를 살피곤 했다. 휴게소에 가고 싶어 그다지 화장실이 가고 싶지 않았지만, 소변이 마렵다는 핑계를 대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님 양손을 잡고 휴게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좋았다. 즐거운 차 안에서 끝말잇기 놀이를 하고 노래를 부르다 보면 어느새 휴게소에 도착해 있었다.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한 휴게소는 놀이의 연장선이었다. 이따금 바이킹도 타고, 뽑기도 하며 행복한 기억을 적립했다.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즐거운 추억을 물려주고 싶어 가까운 거리라도 휴게소가 있다면 꼭 한 번은 들린다. 아이가 원하는 게 있다면 사주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가 있다면 태운다.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시절 명절날 귀성길, 차가 꽉 막혀 기나긴 행렬을 뚫고 뚫어서 겨우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휴게소를 들리지 않으면 더 빨리 집에 갈 수 있을 텐데도 어김없이 들렸다. 휴게소에서 맛있는 간식을 하나씩 고르고 차에 다시 오르면 기나긴 귀성길은 소풍이 된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지금도 여전히 휴게소 최애 간식은 호두과자다. 호두과자 한 봉지를 들고서 차에 탑승했다. 여전히 휴게소는 말 그대로 휴식처이자 재충전하는 공간이다.

“자, 출발합니다~ 안전띠 꽉 잡으세요.”
피로를 해소한 아버지의 목소리에 우리는 안전띠를 붙들고 다시 소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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