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지쳤어요 땡벌- 땡뻘-“
“나는 이제 지쳤어요 땡벌- 땡뻘-“
(상반기 결산) 올해도 벌써 반절을 넘어 10일이 넘게 지났다. 작년 12월에 시작했던 자료집이 거의 1월 말에야 끝이 나고, 2월에 ‘책공방 탐사’가 나왔다. 3월 초에 대학 소식지 작업이 들어와 진행하는 중에, 제주에서 자료집 제안과 ’전주책쾌‘ 제안이 들어오고, 대학 소식지 마지막 원고를 보내고, 부랴부랴- 제주북페어 준비를 해서, 4월 8-9일 제주북페어를 치르며 대학 소식지 최종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제주에서 짧고 긴 휴가를 보내다 제주에서 들어온 일을 확정했다.
4월 중순 전주로 돌아오자마자 ‘전주책쾌’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4월 말 생활문화시설 생활문화프로그램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서 제출하고, 5월 말 선정 소식을 듣고 서류 작업을 마무리했다. 5월부터 매주 ‘전주책쾌’ 회의를 진행하고, SNS를 관리하며 다양한 사안에 관해 카톡으로 의사소통을 진행했고, 6월 13일부터 ‘나의 기록학교 <기록탐구생활>’을 시작했고, 7월 1-2일 <2023 전주책쾌>를 성황리에 마쳤다. 그 와중에 ‘공주 책공방’과 ‘책공방 1년1책’을 위한 준비 작업도 병행했다. 회의를 위해 공주를 오갔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발표자료를 만들고, 선생님의 발표와 인터뷰 준비를 도왔다.
그리고 지금은 ‘공주 책공방’과 ‘책공방 1년1책’ 준비 작업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고, 제주에서 들어 온을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하고, 또 새로운 일이 시작되었다. 대략 난감이다. 그래도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뭐 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바쁠까 했던 마음은 조금 사그라든다.
여름이라 그런가 스트레스 때문인가 한 2주 입맛이 없었다. 지난 4월 제주 여행에서 체중이 불어 걱정이었는데 그때 찐 것만큼 체중이 줄었다. 무진장 빡쎈 2주가 지나고 지난 금요일부턴 잠을 좀 자기 시작했고 일요일에는 깨어있는 시간보다 잠들어 있던 시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2주 전까지만 해도 간당간당해도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큰일이라고 생각했던 ‘전주책쾌’ 앞뒤로 이런저런 일이 겹치니 몸도 마음도 역부족이었다.
능력이 출중하지 않은 이상, 몸뚱이 하나로 여러 가지 일을 하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 쉬는 시간을 줄이고 또 줄여야 했다. 그렇게 겨우 버티다 보니 긴장도가 올라갔고 몸에는 더 무리가 된 듯하다. 그래도 바쁜 시간 쪼개서 병원에 다니고 운동을 해서 그나마 버텼다고 생각한다. 바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되뇌며 일을 처리했으나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한 일도 많고, 실수로 깜박하는 일도 생겼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할 때 자기 효능감과 자신감이 채워지는 내게 원치 않았던 빈틈이 생기는 일은 몹시 달갑지 않았다.
이제 다시 열심히 나아가야 하는데 엄두가 안 난다. 암 것도 하기가 싫다. 분주하고 복잡다단한 시간을 보내며 내 안에 동동동- 떠오른 생각들. 강철처럼 단단해지고 슬라임보다 더 말랑해지리라. 정신없는 사람 옆에 있으면 나도 정신이 없어지고, 좋은 사람 옆에 있으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가? 거절할 수 없는 부탁은 부탁이 아니다. 나는 어쩌면 과잉 혐오자. 넘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살짝 모자란 걸로.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상이 좋다. 계속해서 내 마음속에 진하게 새겨져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하반기도 잘해 봐야지!’ 싶지만 오늘만 놀까? 이거 하나만 좀 하고 놀까? 오락가락 와리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