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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l 13. 2023

제7장 일곱 가지 질문과 함께한 일곱 번째 모임

230708 <나의 기록학교> 일곱 번째 모임 후기



230708 <나의 기록학교> 일곱 번째 모임 후기

제7장 일곱 가지 질문과 함께한 일곱 번째 모임


“우리는 마음 깊숙이 답을 품고 있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무의식에는 언제나 답이 있다. 다만 현재를 살다가 매 순간 잊을 뿐이다. / 기록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불러내는 행위다. 이것이야말로 내 마음이 시키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기억하자. (P155-156)”


나의 기록학교 두 번째 공유도서인 『거인의 노트』 2부에서 내가 가장 기억하고픈 내용이다. ‘기록하는 인간’이라는 제목의 1부에선 기록하는 사람이란 무엇인지, 기록을 하면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다루었다면 ‘거인의 요약법과 분류법’이라는 제목의 2부에선 기록을 많이 하지 말 것을 권하며 계속해서 요약하고 분류해서 기록하고 그렇게 한 기록을 다시 보고 자기화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2부 첫 챕터의 제목은 ‘기록의 고수는 많이 쓰지 않는다’여서 많이 쓰기의 대명사인 나는 정곡을 찔렸다. 세모눈을 하고 읽기 시작하였는데 많이 쓰기는 기록을 포기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라는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일부러 길게 길게 많이 쓰려고 그러는 건 아니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짜장과 짬뽕을 결정해야 할 때에 결국 결정하지 못하고 짬짜면을 택하는 심정으로 기록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기록학교’ 일곱 번째 모임은 일곱 가지의 질문과 함께 했다. 각자 인상 깊은 내용과 그 내용을 택한 이유를 나누고, 내가 참고 있는 작은 욕망이 무엇인지를 첫 질문으로 시작했다. 책에서는 일주일이나 2주에 하나씩 작은 욕망을 실행하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갈 힘을 조금씩 얻게 되고, 무엇을 원하는지 비로소 정확히 알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도 각자 자신이 참고 있는 작은 욕망에 대해 나누었다.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있으면 좋지만 꼭 필요하지만은 않은 물건, 놀고픈 마음, 여행, 하고 싶은 말, 새로운 것과의 만남 등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ㄱ님은 하고 싶은 거 다해서 딱히 참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해 부러움을 자아냈다.


다음으로 나의 페르소나에 관한 질문, 나의 특성과 기원에 대한 질문, 내 삶의 중심축이나 키워드는 무엇인지, 일정한 주기별로 무엇을 했는지 기록해 보기, 내가 생각하는 최악은 무엇인지, 요즘 고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나누었다. 지난번 모임에서 시간이 없어 미뤄진 질문과 책에서 나온 질문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다 돌발적으로 튀어나온 질문까지 더해지니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졌다. 오늘도 각자의 사정으로 두 자리 나 비었지만 알찬 시간이 되었다.


일곱 가지 중에서 ㄷ님이 제안해 준 ‘내 삶의 중심축이나 키워드는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만 적어 본다. ㄱ님은 건강, 사랑 배움이라고 했고 ㄷ님은 자유, 따뜻함, 공간, 책, 사람이라고 했다. ㅍ님은 새로워져야겠구나 하는 마음과 감사하는 삶이라고 답했고  나는 책, 기록, 사람, 꿈, 종교라고 답했다. 각자가 선택한 키워드와 함께 그것을 선택한 이유도 함께 나누었는데 그 이야기에는 각자가 살아온 삶과 가치관이 담겨 있었다. 그 사람을 알면 그 사람이 왜 이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하게 된다.  


혼자 이 책을 읽었다면 그냥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이것도 생각해 보면 재밌겠다 하고 넘겼을 내용을 함께 읽다 보니 직접 기록도 해보고, 가벼운 질문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나의 답변을 내놓기 위해서는 저 밑에 있는 혹은 평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나 자신을 끄집어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어떤 때는 내가 한 답변을 통해 ‘아 내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구나’ 하고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상대방의 답변을 마주하면 나랑 생각이 같네 혹은 나랑은 생각이 다르네 하며 상대방과 나를 이해하게 되기도 한다.


이리저리 내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레 털어놓고 나면 모임 전에 무겁거나 소란스러웠던 마음이 가벼워지거나 차분해지기도 한다. 어떠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그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돈하는 일의 귀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한다. 이번에는 정말 짧게 써보자 마음을 먹었건만 역시나 실패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너무 잘하려다가 포기해 버리는 것보다 조금 부족하더라고 완벽하지 않아도 내가 계획한 것들을 꾸준히 실행해 나가는 힘이다. 내가 ‘나의 기록학교’를 시작하며 마음먹은 것들이 잘 이루어지고 있음에 무척이나 다행하고 감사한 마음이며 이를 잘 수행해나가고 있는 내가 좋다. 이 또한 내가 나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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