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좋다
230720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좋다
“음악은 음으로 쌓는 건축과 같다.
벽돌은 같아도 건물은 다 다르다.”
영화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 중에서
<엔니오: 더 마에스트로>를 봤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미션>, <시네마 천국>을 보고 싶어졌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취향이 확고하고 뭘 좋아하든 웬만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선을 넘지 않는 나에게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는 낯설기만 한 인물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야 그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인물인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내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로 나를 이끌어주었다. 분명히 존재했으나 내가 관심 두지 않았던 ‘영화 음악’이라는 세계와 그 세계를 일궈 오다시피 한 사람의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다.
영화를 보고 메모를 적듯 작곡을 하고,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작품을 창작하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서 실현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을 엮어내는 등 그의 천재성은 그저 놀랍고 또 놀랍다. 하지만 나에게 흥미로웠던 지점은 그에게 페트라시라는 스승이 있었다는 점과 많은 이들이 가지 않았던 영화 음악의 길을 걸었다는 점과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점이다. 영화 전반부에는 엔니오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이 주를 이루어 그의 삶과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후반부에는 엔니오의 다양한 작품을 중심으로 엔니오와 그 작품 관계자의 인터뷰가 곁들여진다. 156분이라는 시간은 꽤 긴 시간이지만 엔니오의 음악 여정을 담기엔 짧기만 한 시간이었다.
나는 이렇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동경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를 더 크고 넓게 나아가고 싶게 한다. 남들이 다 하니까, 요즘 유행하니까 하는 이유로 무언가를 하기엔 우리의 삶은 너무도 짧기만 하다. 물론 나도 때때로 그 흐름을 따르기도 하고 휩쓸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그 흐름이 주가 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마음에 새긴다.
#영화 #엔니오더마에스트로 #만나서반가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