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Aug 23. 2023

제12장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시간

230819 <나의 기록학교> 열두 번째 모임 후기


230819 <나의 기록학교> 열두 번째 모임 후기

제12장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시간


오늘은 ‘1일 1기록’ 프로젝트에 대한 후기를 공유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 8월 15일부터 각자 자유 주제로 자유 방법으로 하루에 한 가지 기록을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원래 쓰던 일기를 계속해서 쓰는가 하면,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긍정 일기나 칭찬 또는 감사 일기를 쓰기도 하고, 해방일지를 쓰려다 행방일지가 되기도 하고, 하루하루 몸을 움직이기 위한 움직임의 기록을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각자의 기록을 소개하고 기록을 시작한 지 며칠되지 않았지만 기록을 하면서 얻게 된 감상도 공유했다. ‘1일 1기록’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고 오늘 근황 코트는 최근 우리와 함께 했던 주요 감정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는 시간을 가졌다.


따뜻함, 안타까움, 벅참 / 몽글몽글, 찝찝함, 압박감 / 무기력, 지루함, 기대감 / 불안한, 행복함, 설렘 / 설렘, 불편함, 화남/ 피곤함, 즐거움, 두려움, 설렘 / 당황스러움, 뿌듯함, 충만함


같은 감정을 적었어도 다른 이유를 이야기하는가 하면, 비슷한 경험을 하고도 다른 감정을 느끼고, 서로 다른 경험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이러한 시간을 마주하지 않았다면 나 스스로에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한 감정을 꺼내놓고 나니 속이 후련하기도 하고, 내 감정이 이랬구나 깨닫기도 했다. 그다음은 지난 시간에 썼던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기록’을 다시 보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가 사랑하는 것들이 같고 다름은 너무나 당연했으나 사랑하는 것의 의미가 달라 흥미로웠다.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나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적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주는 것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기도 했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이야기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준비 운동 개념으로 나누고자 했다. 허나 제한을 두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다 보니 시간이 훌렁훌렁 갔다. 여기에 지난 시간에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고 오늘부터 함께하게 된 a님의 자기소개까지 더해지니 1시간 하고도 40분이 나 흘렀다.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는 점은 그만큼 이야기에 집중하고 즐거웠다는 이야기이기도 해 좋기도 했지만 오늘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책 이야기를 시작도 못해 마음이 조급해졌다. 더 이상 흘러가는 대로 놔둘 수 없어 시간을 상기하고 분위기를 전환해 오늘의 책인 『아무튼, 메모』에서 각자 인상 깊은 내용과 함께 나누고픈 질문을 공유했다. 가장 잊지 못할 책,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내가 후지다고 생각하는 순간과 썩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 메모의 형식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사소한 메모도 기록이 될 수 있는지 등의 질문들이 나왔다.


시간이 많지 않아 오늘은 내가 후지다고 생각하는 순간과 썩 괜찮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가 생각하는 후짐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생각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었고, 후짐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바쁘게 움직이던 손이 썩 괜찮은 사람을 적을 때 잘 움직이지 않아 웃펐고, 아주 조금은 서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이번 8-9월 모임의 중심축은 서로의 같고 다름을 확인하여 좀 더 선명하게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메모법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디까지나 나 혼자만의 생각이다. 내가 모임의 진행을 맡고 있으니 영향을 끼치기는 하겠지만 최대한 인위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싶다. 예전에 무언가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에 맞게 무언가를 하곤 했는데 이번엔 조금 서툴러도 그러한 요소를 자제하려고 한다. 그랬을 때의 어떠한 일들이 펼쳐지는지 관찰하고 탐색해 볼 생각이다.


한 달에 다섯 번씩 두 달에 걸쳐 열 번을 만나는 <나의 기록학교> 8-9월 모임의 두 번째 시간은 시간이 너무 빠르게 가는 바람에 중간중간 조급함을 느끼긴 했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시간이었다. 무엇이 막 좋았다기보다 불편함이 없어서 앞으로도 이대로 쭉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굳이 좋았던 점을 택하자면 서로의 같고 다름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고 확장의 시간이 될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한 이야기를 마주했을 때 그에 알맞은 혹은 필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좋았다.


#책공방 #이승희 #10주년 #나의기록학교 #기록탐구생활 #익산 #동네책방 #독립책방 #마음책방 #북메리카노 #익산청년 #청년모임 #독서모임 #사실 #이야기모임 #익산독서모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윤미네집 #린다의오너먼트 #책소개



매거진의 이전글 제11장 무늬만 독서 모임 사실은 기록+이야기 모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