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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Sep 09. 2023

제16장 소규모의 묘미, 네 사람의 네 가지 질문

230902 <나의 기록학교> 열여섯 번째 모임 후기

230902 <나의 기록학교> 열여섯 번째 모임 후기

제16장 소규모의 묘미, 네 사람의 네 가지 질문     


나를 좌지우지했던 사건으로 전하는 근황 토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모임과 다음 모임은 ‘공간의 기록’이라는 주제로 하재영의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와 윤광준의 『내가 사랑하는 공간들』 두 권의 책과 함께한다. 두 권 모두 제목 그대로 자신이 살아온 집들에 대한 기록과 자신이 사랑하는 공간들의 기록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와 공간’에 대해 생각해 보길 바랐다.      


원래는 두 권의 책을 다 읽어보고 더 적합한 책을 선택할 생각이었는데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각자의 선택에 맡기는 것도 좋겠다 싶어 그렇게 했다. 윤광준의 『내가 사랑하는 공간들』 책은 예전에 읽었으나 이번 기회에 새로 구입한 하재영의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책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모임을 앞두고 허겁지겁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를 읽었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의 기록학교>에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이 책을 미리 읽었다면 사람들에게 선택지를 주지 않았을 것이다. 조금 아쉬웠다. 윤광준의 『내가 사랑하는 공간들』 책도 개인적으로 내가 많이 좋아하는 책이지만 이 모임, 이 주제에는 이 책이 더 안성맞춤이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다른 말로 전해주고 있었다.      


“공간은 환경이다. 공간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공간에 영향을 받는 것 또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공간과 사람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 이미 만들어진 공간이라 할지라도 사용하는 사람은 얼마든지 그 공간을 재구성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활용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러한 생각에 머물러 있었다. 인상 깊은 구절이 너무 많았고 이에 따라 함께 나눌 만한 질문도 많았다.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 두 권의 선택하게 한 걸 후회했다. 물론 윤광준의 『내가 사랑한 공간들』도 너무 좋은 책이고 내가 애정하는 책 중 하나다.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하재영의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책이 <나의 기록학교>에 찰떡궁합일 정도로 너무 좋았다.   

   

오늘은 다들 각자의 사정으로 참여자 대부분이 불참하는 바람에 6-7월 모임 때처럼 극 소규모 모임이 되었다. 함께하던 사람의 수가 줄어든 만큼 기운 빠질 법도 했는데 날씨의 영향일까 마음의 영향일까. 피곤해서 눈이 아프고 하품이 나오는데도 자꾸만 상쾌한 마음이 솟아올랐다. 소규모 인원이 허전함이 아닌 편안함으로 다가왔다. 소규모라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소규모라서 좋은 점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근황 토크와 지난 기록 나누기까지 하니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질문 제안을 통해 다양한 질문들이 나왔고 그 질문 중 각자 하나의 질문을 택하기로 했다.      


‘내가 쓸데없이 돈을 쓰는 것 즉 나만의 사치, 나에게 집이란, 내가 소개하고 싶은 공간과 공간에서 좋음을 느끼는 포인트,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이렇게 네 가지 질문을 나누었다. 질문을 제안할 때도 다양한 질문 중 선택을 할 때도 그 질문에 답을 할 때도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각자 자신의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내곤 한다. 그 과정이 무척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서로의 같고 다름을 확인하는 시간이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의 쫓김이 없어서 그런가, 내 마음이 그래서 그런가, 날씨가 그래서 그런가. 이렇게 편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편안한 시간이었다. 만나니 이별이라고 시작인 듯했는데 반절이 지나 시작보다 끝이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시간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책에서 좋은 구절을 나누고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책은 읽으면 더 좋고, 혼자 읽는 것보다 함께 읽는 것이 더더 좋다. 무늬만 독서 모임이라고 했던 말을 거두어들여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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