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Apr 22. 2020

03.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다른 길 / 박노해 / 느린 걸음

사람이었으면 첫눈에 홀딱 반할 만큼 읽기도 전에 마음을 홀라당 빼앗겨 버린 책이었다.


03.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다른 길 / 박노해 / 느린 걸음



150121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만났다. 제목부터 시작해 사진이나 글은 물론 표지의 질감과 가름끈 등 책의 외형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멋진 녀석이다. 사람이었으면 첫눈에 홀딱 반할 만큼 읽기도 전에 마음을 홀라당 빼앗겨 버린 책이었다. 그렇게 기대를 했는데도 전혀 실망하지 않을 만큼 매우 좋았다. 사진도 글도 말이 필요 없는 예술이었다.


얼마 전부터 '박노해의 걷는 독서'라는 페이지 소식을 받아보고 있다. 업데이트될 때마다 올라오는 글과 사진이 참 좋았다. 그래서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있음에도 굴하지 않고 이 책을 사게 되었다. 작년에 사진전에 가고 싶었으나 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하는 마음도 한 몫했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책을 읽고 나니 사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읽고 말 책이 아니라 시집처럼 옆에 두고 계속 읽고 또 읽고, 생각날 때마다 펼쳐보면 언제라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처음 내 장바구니에는 다섯 권의 책이 담겨 있었다. 거기서 두 권을 선택했는데 그중에 한 권이 이 책인 것이 참 다행스럽다.  이 분의 명성이야 말해 무엇하겠냐만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분들이라면 특히 흠모할 만한 수준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전에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역시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는가 보다.


'최고의 삶의 기술은 언제나/ 나쁜 것에서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내 마음을 울렸던 메시지였다. 가슴 깊이 새겨둘 문장이다. 이 내용을 기억하고 있어서였을까. 엊그제 아주 잠깐 들린 곳에서 본 현판의 글귀도 마음에 훅하고 박혔다. '세상이 더럽다고 탓하지 말고, 혼탁한 진흙탕 속에서도 피어나는 연꽃을 보아라'  나는 마지막 부분을 '보아라' 대신 '되어라'로 읽고 싶다.


요즘 이것저것 문제 투성이다. 나 또한 문제라고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몇 가지 아니 수십 가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문제들 중 가운데는 해결 가능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문제가 있는 걸 '00이 문제야, 넌 이게 문제야'라고 말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은데 중점을 더 두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까, 어떻게 하면 좋아질까, 어떻게 하면 그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대안이나 방법을 찾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조언을 구하고, 그러한 조언을 하는 등의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문제를 문제라고 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된다'고 누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문제를 문제로 규정짓지 말고 특징이나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 하는 것도 유용한 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안이 없는 비판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골몰히 연구하고 공부하여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삶의 태도야말로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남이 하는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는 쉽다. 반면 내가 할 때 잘 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나는 요즘 자꾸 할 말이 없어진다. 말을 않는 것이 방법이라는 것은 아니다. 잘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공을 쌓는 중이다. 선생님은 그놈의 내공은 언제까지 쌓을 거냐고 성화시다.


내가 낯을 가리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하는 말로 상대방이 상처를 받거나 오해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심스러워지고 말이 없어진다. 내 직설 화법이 때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예전보다 많이 누그러지긴 했으나 여전히 '돌려 말하기'는 답답하고 뭔가 비겁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필요하고 어떨 땐 효과적이라 것을 알기에 노력하려 한다.


이 책에서 말했듯 나만의 다른 길이 있을 것이고 나만의 색깔이, 나만의 방법이 있으리라 믿는다. 날씨가 풀어졌다 추워졌다를 반복한다. 그렇게 겨울이 왔듯 봄도 오겠지 싶다. 일찌감치 봄맞이 준비를 시작해야겠다. 봄이 오는 것을 반길 수 있도록 말이다.




#책 #다른길 #박노해 #20150121 #나만의서평 #꿈 #기록 #아카이브 #꿈을현실로  #책읽기 #책추천 #책문화 #북쉐어링 #booksharing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1일1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02. 갈 길이 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