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희 Apr 24. 2020

05. 바로 이거다

책들의 숲이여 음향이여 / 김언호 / 한길사

05. 바로 이거다

책들의 숲이여 음향이여 / 김언호 / 한길사



"독서만이 희망이다.

책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책읽는 대한민국 만들어야 한다. "

ㅡ본문 중


 두꺼운 책을 읽었다. 허나 읽으면서 두껍다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내 읽는 속도가 느리구나' '내가 지금 집중을 못 하는구나' 했다. 다 읽고 보니 682쪽이나 됐다. 웬만한 책 2권 분량이다. 지은이는 책과 함께 살아온 분이다. 나는 이제 막 책과 함께 하는 삶을 시작했다. 선생님께선 이삼 일이면 해치울 것 가지고 끙끙거린다며 잔소리를 하고 또 하셨다. 하지만 난 꿋꿋하게 내 속도대로 정독하며 읽었다. 나로선 빨리 읽으려고 해야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 나도 이런 일기를 써야 해' 하고 감탄을 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중인데 빨리 읽기란 택도 없는 소리였다. 나도 공방에서 하루하루 일기를 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내 일기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나는 언행일치를 좋아한다. 언어와 그 언어가 지칭하는 것이 일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말 함부로 하는 것 좋아하지 않고, 그렇지 않은 것 그렇다고 하는 것 좋아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걸맞은 것을 좋아한다. '원조'면 '원조'다웠으면 한다. 이 책은 딱 그랬다. 쓰인 단어들이 아귀에 딱딱 들어맞았다. 어휘 선택이 탁월했다. 나라면 한 문장에 걸쳐 설명할 것을 단어 하나로 정리하셨다. 놀라웠다. 어휘의 폭이 넓으신 거다. 역시 몇십 년 동안 출판인의 길을 걸어오신 분다웠다. 그리고 그가 만든 책다웠다. 멋졌다. 읽는 내내 이 분의 열정과 끈기를 본받고 싶다 생각했다. '종이책 읽지 않는 사람은 전자책도 읽지 못한다'를 비롯하여 교육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내용 등 여러 가지 공감되는 내용이 많았다. 이 분께서 주장하시는 대다수의 의견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내가 추상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잘 풀어놓으셨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기록했다. 


일기지만 소설처럼 하나의 큰 축이 중심이 되어 돌아가는 듯했다. 일기 하나하나가 따로 놀지 않았다. 몇 가지 작은 축이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 이 기록에 박수와 존경을 보낸다. 이 책을 만난 덕분에 앞으로 나의 일기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오래 기억될 책이 또 하나 생겼다. 조심스레 나의 일기도 이렇게 책으로 엮이길 꿈꾼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난 아직 젊다.


150224

매거진의 이전글 04. 글쓰기는 삶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